[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북한 국적 용의자 중 한명인 리정철(46)이 “독극물을 만들 수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리정철이 유학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의 한 연구소의 전직 연구원들은 자신들이 아닌 리정철이 맞는지 의심스럽다면서도 “그가 독극물을 만들 수는 있다”고 증언했다. 리정철은 현재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상태다.
일간 더스타 등 말레이시아 언론은 19일 소식통을 인용해 리정철이 2000년 북한에서 약학과 과학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2011년 인도 콜카타에 있는 연구소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실제로 인도 콜카타에 있는 기초과학연구소 IACS(Indian Association for the Cultivation of Science)에는 '리정철'이라는 이름의 북한 출신 연구원이 2011년 박사후연구원으로 있었다고 복수의 전직 IACS 연구원들이 밝혔다.
이들 연구원은 리정철이 IACS 재료과학부 산하의 '나노결정처리 연구실'에서 수개월간 연구원 생활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은 언론에 보도된 리정철의 체포 사진을 보고서도 자신들이 아는 리정철과 동일인물인지 확신하지는 못했다. 말레이시아 경찰 역시 체포된 리정철의 IACS 유학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다.
한 전직 연구원은 2011년 IACS 유학 당시 리정철이 32∼34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지금 보도되는 1970년생 리정철과 나이 차이가 있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2011년 IACS 박사과정에 재학하며 리정철과 교류한 산지브 기리 박사는 "리정철은 화학자로서 그가 하고자 한다면 폭발물이나 독극물을 합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굳이 합성할 것 없이 연구소에 많이 있는 독성 물질을 (암살에)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리 박사는 자신이 기억하는 리정철은 "다른 연구원들과 마찬가지로 보통 사람"이었다며 "그가 스파이라거나 암살에 관여했다고 믿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리 박사는 리정철은 술과 담배를 즐기는 재미있는 사람이었으며 연구소에 유학 온 다른 북한 연구원과 달리 인도인 동료들과 잘 어울렸고, 점을 볼 줄 안다며 종종 재미삼아 동료들의 점을 봐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직 IACS 연구원 아리즈아바란 신하 역시 "리정철과는 그냥 오가며 인사나 하는 정도였다"면서도 "내가 기억하는 한 그는 착한 사람"이었다며 그가 암살에 연루됐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