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이소연 기자] ‘국정농단’ 혐의를 받는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탄핵을 촉구하고 이와 관련된 재벌 총수들의 구속을 요구하는 2017년 민중총궐기가 진행됐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 2017 민중총궐기와 제17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열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주최측 추산 3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게 나라냐” “이제는 끝장내자” 등의 구호가 울려퍼졌다.
퇴진행동은 헌법재판소(헌재)의 조속한 탄핵 인용과 박영수 특별검사(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특검 연장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규탄도 나왔다.
연단에 오른 최종진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반드시 특검을 연장해서 박 대통령을 구속하고, 재벌 총수를 탄핵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농업 정책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우리 모두의 주식인 쌀이 고사 직전의 위기에 놓였다”면서 “벼를 사 간 정부는 쌀값이 떨어졌다며 농민에게서 돈을 다시 돌려 달라고 했다. 직불금 지급도 중단하려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농사를 짓지 말라는 말과 같다”며 “고(故) 백남기 농민이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우리 농업을 지키자’였다”고 전했다.
시민 발언도 이어졌다. 경기 광명에서 온 장석구씨는 “해방 후, 친일·반민족주의자들이 권력을 잡았다”면서 “우리 국민은 지난 4·19혁명, 5·18 민주화운동, 1987년 6월항쟁 등 끊임없이 저항했으나 제대로 된 청산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30년간 청산하지 못했던 적폐를 없앨 기회가 이제 왔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하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는 대학생 남대희씨는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으나 기대는 했다”면서 “그러나 (박 대통령의) 혼이 비정상이었다. 세월호참사, 메르스 사태, 한·일 위안부 합의 등 국정 운영에 있어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대통령 지지세력이 아직도 활개 치고 있다”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오전 11시부터 열린 사전대회에서는 빈민해방실천연대 행진, 대학생시국대회, 지난달 7일 광화문에서 소신공양한 정원스님의 49재, 송파 세모녀 3주기 추모제 등이 진행됐다.
오후 6시부터 특검 연장 요구를 기조로 하는 본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30분부터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을지로 등 6개 코스로 행진할 예정이다.
경찰은 광화문 일대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212개 중대 1만7000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이날 오후 시청 앞에서는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의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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