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대타’ 최다빈은 어떻게 ‘포스트 김연아’ 됐나

[친절한 쿡기자] ‘대타’ 최다빈은 어떻게 ‘포스트 김연아’ 됐나

‘대타’ 최다빈은 어떻게 ‘포스트 김연아’ 됐나

기사승인 2017-02-28 11:24:12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대타로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최다빈(17·수리고)이 이제는 한국 피겨계를 이끌 별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최다빈은 25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6.24점을 받으며 총점 187.54점을 기록, 중국의 리쯔쥔(175.60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향후 100년간 한국에서 김연아가 나오긴 힘들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는 최다빈의 맹활약은 몇 년 전 김연아에게서 느꼈던 것과 유사한 기대를 갖게 합니다.

특히 최다빈은 시즌 도중 쇼트프로그램을 변경하는 과감한 승부수로 금메달 수확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피겨스케이팅이 ‘멘탈 스포츠’라 불릴 만큼 개인 심리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만큼, 최다빈의 과감한 승부사 기질은 과거 세계를 호령한 김연아를 떠올리기에 충분합니다.

한국 피겨 선수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선 한국 최고 기록이 동메달이었기 때문에 최다빈은 은메달만 따도 역사를 새롭게 쓰는 터였습니다. 김연아(27)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을 석권했지만 아시안게임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죠.

최다빈은 2015-2016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두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고 이번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무대에 뛰었습니다. 그는 재즈풍의 ‘맘보(Mambo)’와 영화 ‘닥터지바고’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는데, 성적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2차 대회에선 7위, 6차 대회에선 9위로 떨어졌죠.

최다빈은 시즌 중 과감한 결단을 내립니다. 러시아 안무 코치로부터 ‘맘보’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충고를 들은 최다빈은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을 갈아치웁니다. 미국 애니메니션 ‘스티븐 유니버스’의 삽입곡 ‘잇츠 오버, 이즌트 잇(It's over, isn't it)’과 영화 ‘라라랜드’의 OST ‘섬 원 인 더 크라우드(Some one in the crowd)’를 배합한 곡이 탄생하죠.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완성한 게 4대륙 대회 개막 2주 전이었을 만큼 매우 촉박한 시간을 보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프로그램에서 최다빈은 61.30점을 받으며 1위에 오르고, 이를 바탕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2005년 다섯 살에 언니를 따라 처음 피겨에 입문한 최다빈은 ‘피겨퀸’ 김연아를 보며 꿈을 키웠습니다. 김연아는 2007년에 장학금을 내놨는데, 수혜자 중 최다빈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최다빈은 김연아의 모교인 수리고에 입학하고, 김연아 소속사 ‘올댓스포츠’에까지 합류하며 ‘김연아 키즈’란 별칭까지 붙었습니다. 

최다빈이 처음 태극마크를 단 건 2012년, 만 12세의 나이였습니다. 2012년에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2013-2014시즌 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선 두 차례 출전해 4, 5위에 오르며 잠재력이 가시화됐습니다. 2014년 3월 열린 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는 총합 162.35점을 받으며 6위에 올랐습니다.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 이후 가장 높은 성적으로, ‘포스트 김연아’란 호칭을 받기에 충분한 점수입니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방점을 찍은 최다빈은 여전히 ‘성장 중’입니다.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최다빈은 “포스트 김연아라는 칭호는 과분하다.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면서 “더욱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의 겸손함이 국민의 따뜻한 관심과 잘 버무려져 ‘새 피겨 여왕 최다빈’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dne@kukinews.com

사진=ⓒAFP BBNews = News1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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