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담뱃값 인상과 경고그림 부착 등 악재에도 담배 생산량과 판매량이 빠른 회복세를 보여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기준 담배 생산량은 전월대비 35% 늘었다. 한 달 생산량이 이만큼 증가한 것은 2012년 6월 전월 대비 41.9% 증가한 이후 4년 반 만이다. 전반적인 상승세다.
◇ 가격정책은 사실상 무위… 비가격 정책도 ‘아직’
1월 내수용 담배 출하량은 전월 대비 10.4% 감소했지만 경고그림부착에 대한 초도효과로 풀이하기는 어렵다. 업계에서는 일선 판매처에서 판매 감소를 우려해 경고그림부착 전 기존 물량을 미리 확보해놨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공장에서 도소매점으로 출하된 담배량이 30.7% 늘었다.
따라서 도소매점으로 출하된 기존 담배가 소진된 이후에나 경고그림부착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담뱃값 인상 이후 주춤했던 판매량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경고그림부착이 흡연율 감소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판매량은 전년 대비 9.3% 증가한 729억 개비에 달한다. 사실상 2015년 초 담뱃세 2000원 인상으로 인한 억제효과가 사라진 셈이다.
◇ 내수 회복에 수출 증대까지 담배업체 ‘호호’
내수시장에서 담뱃값 인상과 경고그림 부착 등 악재에 주춤한 사이 담배제조업체들의 수출전망은 밝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수출용 출하량은 전월 대비 111.5%나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담배 수출액도 1조2509억원으로 관세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담배 반출량도 전년 대비 5억6000만갑이 늘어난 37억 3000만갑을 기록했다.
KT&G는 지난 한해 해외 담배 판매량이 4.7% 증가한 487억개비를 달성했다. 판매액도 최대치인 8억1208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9377억877만원을 기록했다.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 코리아) 역시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77억개비를 해외에 수출했다. 올해 초 완공된 사천 제2공장을 통해 생산량이 두 배 이상 증대되는 만큼 수출액도 3003억5200만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02년 경남 양산시에 공장을 설립한 한국필립모리스도 2015년 수출 1억3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금연인구 증가 현상이 나타났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인상가격이 시장에 정착돼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초에 금연인구가 많아지는 것을 감안할 때 올 말 쯤이면 대부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수시장회복과 수출 증대로 인해 담배업체들은 정부 정책에도 오히려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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