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정경호 “‘미씽나인’은 정말 좋은 작품… 6개월 전으로 돌아가도 또 할 것”

[쿠키인터뷰] 정경호 “‘미씽나인’은 정말 좋은 작품… 6개월 전으로 돌아가도 또 할 것”

기사승인 2017-03-16 08:00:00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지난 9일 종영된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은 아쉬움이 많은 드라마다. 무인도에 떨어진 아홉 남녀의 스토리를 그려낸다는 소재도 신선했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실제로 초반부까지의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가 길을 잃기 시작했고 시청자들의 관심도 점점 멀어진 끝에 쓸쓸히 종영을 맞았다.

왕년의 아이돌스타 서준오 역을 맡은 배우 정경호의 첫 마디도 “아쉽다”였다. 지난 13일 서울 논현로 한 카페에서 만난 정경호는 지친 기색을 보이면서도 성의 있게 인터뷰에 응했다. 방송 분량이 수정되며 예상보다 촬영이 길어져 종영 직전까지 카메라 앞에 섰기 때문이다. 정경호는 ‘미씽나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촬영 현장의 좋았던 분위기를 전했다.

“‘미씽나인’은 소재도 독특했고 내용도 처음 다루는 것이었어요. 작가님, 감독님을 만나 뵙고 드라마 얘기를 들었을 때 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죠. 9명이나 나오니까 제 부담이 덜하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무인도라는 설정 상 제주도에서 계속 촬영을 하니까 다른 생각은 못하고 집중할 수 있었어요. 잠깐이라도 서울에 다녀오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정도였죠. 다른 드라마와 달리, 9명의 배우가 한 번에 나와서 현장에 스태프들만 140명 정도 됐어요. 그들이 한 가지를 목표로 촬영장에 있는 것도 대단했어요. 요구 사항들을 다 수용해줬던 감독님, 작가님에게도 고마웠고요.”


많은 배우들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정경호와 오정세였다. 두 사람이 펼치는 찰진 대사와 특유의 호흡은 예측 불가능한 것이었다. 매 상황 다른 방식으로 진지함과 웃음을 오가며 극의 분위기를 좌우했을 정도다. 정경호는 오정세와 함께 고민했기에 가능한 장면들이었다고 털어놨다.

“오정세 형과 함께 연기할 수 있었다는 건 정말 다행이었어요. 거울보고 연기 연습하는 느낌까지 들었어요. 어떻게 그렇게 전달하고 싶은 것들을 정확하게 표현하면서도 저와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 신기했죠. 촬영 전에 전화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어요. 이 장면에서 전달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유쾌하게 편하게 그릴 수 있는 방법이 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죠. 작가님, 감독님도 같이 고민했어요. 무인도라는 공간과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았거든요.”

실감나는 연예인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일까. 극 중 서준오와 배우 정경호는 비슷한 점이 많아 보였다. 실제 자신의 경험을 연기에 녹여낸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정경호는 “100% 연기였다”며 선을 그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고 보면 정경호는 유독 스타 연예인 역할을 많이 했다.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모두 제가 표현해서 비슷해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 캐릭터가 조금씩 달라요. KBS2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는 철부지 없는 어린 스타,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는 장애가 있는 스타, 영화 ‘롤러코스터’에서는 안하무인 스타였어요. 서준오는 그 중에서도 가장 쓸모없는 스타였고요. 아직은 제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캐릭터를 빙의해서 몇 개월 동안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말이 와 닿지도 않아요. 지금은 제가 갖고 있는 모습과,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있어요.”

정경호에게 ‘연기력 혹평’은 낯선 단어다. 그가 출연한 작품이 재미없다는 비판을 받거나 흥행에 실패한 경우는 있어도 연기는 아니었다. ‘미씽나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경호는 “15년째 정경호의 재발견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웃었다.

“계속 재발견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다음 작품에서도 기필코 재발견이라는 칭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미씽나인’처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 번 더 연기해보고 싶어요. 정답이 없지만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양하게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장르물이 연기하기가 더 재밌는 것 같아요. 저에게 ‘미씽나인’은 정말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해요. 다시 6개월 전으로 돌아가도 똑같이 연기할 것 같아요.”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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