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가 더 위대해져서 돌아온다.
26일 스타크래프트 20주년을 기념한 블리자드 행사 ‘I <3 StarCraft’에서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CEO는 “과거와 현대가 만나게 됐다”면서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이번 리마스터링에서는 4K UHD 해상도 지원을 골자로 고음질 오리지널 오디오 추가, 한국어 지원, 배틀넷 인터페이스 개선 등 지금껏 블리자드가 쌓아온 기술집약적인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길 것으로 기대된다.
브루드워 하면 ‘보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e스포츠의 아버지로 일컫는 신주영과 이기석, 그리고 황제로 군림한 임요환까지. 스타크래프트는 e스포츠의 기원이라 할 만큼 큰 인기를 구가했다. ‘나 만큼 미쳐봐’라 자신한 한 프로게이머의 열정은 국제적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e스포츠의 기초가 됐다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링을 기념해 브루드워 명경기를 다시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왜 다 진 경기를 질질 끌고 끝까지 버티냐고 비판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렇게 하다보면 이기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 하는 겁니다”
임요환은 2003년 8월 15일 열린 마이큐브 스타리그 16강 C조 3경기에서 ‘선택형 랜덤’으로 승승장구하던 도진광을 만났다. 맵은 논란의 중심에 있던 ‘패러독스(Paradoxxx)’. 스타팅지역에 2가스, 14미네랄이 있는 개방형 섬맵으로, 한 커뮤니티에서 실시한 ‘역대 최악의 맵’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악평 일색이었다.
그 와중에 나온 임요환과 도진광의 경기는 “진흙에서 핀 꽃”으로 평가된다. 이 경기는 역대 OGN(구 온게임넷) VOD 조회수 1위를 기록하며 팬들 사이에서 e스포츠 역사상 가장 흥분되는 경기로 회자되고 있다. 임요환의 스타성을 엿볼 수 있는 명경기였다.
‘GG’ 선언이 나오기 직전까지 해설자들은 임요환의 승리를 예측하지 못했다. 제갈길을 찾지 못하는 프로토스의 유닛을 보며 김태형 해설위원은 “어떻게 셔틀 한 기가 없나요?”라며 아연실색했다.
경기 후 공개된 점수에서 임요환(17만)은 도진광(18만)에 뒤졌다. 전용준 캐스터는 “점수에서 지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경기에서 이긴 건 임요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재경 해설위원은 “임요환 정말 대단하고, 도진광 너무 허무하네요. 납득이 안 될 거예요”라고 평가했다. 실제 도진광은 이날 패배 이후 연패를 거듭하다가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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