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건설업 변해야 산다②] 건설사, 자체 구조조정 중…몸집 줄이기 '안간힘'

[위기의 건설업 변해야 산다②] 건설사, 자체 구조조정 중…몸집 줄이기 '안간힘'

기사승인 2017-05-02 06:00:00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국내 주택건설 경기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건설사 수장들은 한결 같이 '위기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건설업을 취약 업종으로 선정했고 위기를 느낀 건설사들은 몸집 줄이기에 나서며 자발적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나 각종 연구기관은 최근 2~3년 전 부터 국내 건설업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건설사의 선제적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을 요구해 왔다.

실제 지난해 정부는 건설업을 철강, 조선, 해운, 석유화학 등과 더불어 5대 취약 업종으로 선정했다. 또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건설업 상시 구조조정 체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연구 기관에서는 국내외 업황악화를 우려하는 경고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형·중형 등 상당수의 건설사들은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당장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건설사들은 사업 일부를 매각해 조직을 경량화하거나 인력 감축이라는 내부 구조조정 방식을 택하고 있다. 혹은 사업 전체를 매각하는 M&A(인수합병)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삼성·포스코건설 대규모 '인력감축'…조직 최소화

대형 건설사 중 포스코건설과 삼성물산은 직원 수를 크게 줄이는 내용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들 회사는 최근 해외사업에서 수천억대 손실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원감축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부터 인력 상시 구조조정 실시했다. 상시 희망퇴직 등을 통해 건설부문에서만 1년 사이 1500여명(7952→6453명, 기간제 근로자 포함)의 직원이 줄었다. 정규직이 2015년 6653명에서 2016년 5378명으로 감소해, 정규직 인원을 대폭 줄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인력 감축은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건설 역시 지난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포스코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총 4818명으로 2015년 5381명에 비해 10.5%(563명)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108명의 직원이 줄어든 포스코건설은 합병 발표한 4분기에 추가로 450여명을 감축했다. 또 부실 자회사였던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면서 일부 사업부문의 조직을 통폐해 몸집을 대폭 축소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 논란이 일어날 만큼 그룹 차원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실시됐다. 지난해 말 1854명이 근로했던 두산건설은 9개월 동안 무려 37.2%(690명)를 떠나보냈다.

◇중소건설사, M&A '활발'…시장에 '매물'로 등장

중소건설사를 중심으로는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채무상황 등의 이유로 더이상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한 중소 건설사들이 시장에 꾸준히 매물로 나오면서 곳곳에서 인수합병이 진행 중이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 1월 사업 부문에서 상승효과를 내기 위해 이지건설을 흡수합병했다. 합병을 통해 통합한 동양건설산업은 이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이지더원(EG the 1)'과 동양건설산업의 '파라곤(Paragon)'을 지역별로 혼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세운건설은 남광토건과 극동건설을 인수했으며 삼라마이다스(SM)그룹은 그룹 내에서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동아건설산업과 우방건설의 합병을 최근 완료하고 사명을 동아건설산업으로 바꿨다.

올해 삼부토건에 이어 경남기업도 인수합병(M&A)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경남기업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M&A 재추진 및 용역주간사 계약허가를 신청했다. 삼부토건 역시 지난달 법원에 매각 재추진 허가 신청을 요청하면서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건설사는 모두 지난해 M&A시장에서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한 전력이 있지만, 올 상반기 중 매각 공고를 내고 재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대우건설도 올 하반기 중 시장에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르면 3분기 초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산은은 대우건설 매각적정가를 추산하고 잠재 인수후보자를 물색하는 과정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M&A로 회사 몸집은 커지지만 두 회사가 하나가 되다보니 인력은 줄어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인력 감축이나 사업 매각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은 국내 주택경기 흐름과 맞물려 있다"며 "국내 주택경기가 불안한 상황에서 앞으로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구조조정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