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민감하다구요!' 대형마트 점유율 논란

[기자수첩] '민감하다구요!' 대형마트 점유율 논란

기사승인 2017-05-06 05:00:00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대형마트 업계에서 때 아닌 시장점유율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주말 휴업, 상생 이슈 등으로 성장률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대형마트 업계에서 가장 민감한 시장 점유율을 놓고 집계 방식에 대한 이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는 최근 발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30.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31.5%) 이후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30%를 넘긴 것이다.

다만 이 보고서에서 홈플러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6.5%로 떨어졌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6.7%포인트 하락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간 점유율 격차는 전년의 5.3%포인트에서 13.9%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홈플러스의 점유율이 10%대로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0년, 2011년에 32%를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롯데마트의 점유율은 15.2%로 지난해와 같은 수치를 지켰다. 이에 따라 이 통계만 보면 홈플러스의 낮아진 점유율을 이마트가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법인과 과거 홈에버를 인수해 만들어진 법인인 홈플러스스토어즈 법인 등 2개 법인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홈플러스스토어의 매출을 반영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문을 내놓았다. 2개 법인의 매출을 합한 전체 통계를 냈어야 하는데 일부러 홈플러스 1개 법인의 점유율만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항변이다.

홈플러스 스토어즈는 30개 넘는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는 것이 홈플러스 입장이다. 홈플러스가 지난 회계연도(2016년 3월~2017년 2월)에 31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갑작스러운 점유율 하락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이마트는 이 수치가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수치이며, 이마트는 이를 인용만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단체의 대표는 현재 이갑수 이마트 대표여서 홈플러스는 비판의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이례적으로 벌어진 점유율 논란은 그만큼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3강 형태가 공고해진 상황에서 불황으로 인한 소비절벽에 부딪쳐 점점 3사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 논란은 각 사별로 어떻게든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노력 가운데 생긴 해프닝일 수 있다. 대형마트 순위에서 다른 요소의 개입이 적기 때문에 더욱 더 3사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업계에서의 점유율 추산 시스템이 좀 더 잘 정착되어야 이런 문제 자체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모두 신뢰할 만한 공신력 있는 통계를 낼 수 있도록 협회가 더욱 노력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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