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미르 기자] 1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승리를 이끈 ‘킹메이커’가 주목받고 있다.
문 대통령을 만든 킹메이커는 그의 정계입문 당시부터 함께한 최측근에서부터 비문(비문재인)계 인사, 2012년 대선을 계기로 뭉친 싱크탱크까지 총집결했다. 이번 대선은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못한 ‘단기 대선판’이었지만 문 대통령은 ‘역대급 캠프’를 자랑하며 일찌감치 대세론을 굳혔다.
▲‘문재인 대세론’ 힘 실은 최측근
문 대통령은 2003년 참여정부의 초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을 역임하면서 최측근 그룹들과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문 캠프의 핵심 전략 참모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최측근 그룹은 캠프의 ‘살림 분야’라 할 수 있는 조직 및 비서 분야에 배치됐다. 인재 영입을 진두지휘해온 최재성 종합상황본부 1실장, 전병헌 전략본부장, 안민석 직능본부장, 노영민 조직본부장 등이 대표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최측근으로 평가되는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문 캠프 비서실장으로 투입되면서 새로운 핵심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선거 기초 전략부터 정책, 유세 일정, 동선 등을 총괄하며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등 위기에 처할 때마다 TV토론 방어 전략에 집중해 ‘대세론’을 굳히는 데 일조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관료를 지낸 친노계 인사들도 문 대통령을 도왔다. 참여정부에서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과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을 겸하며 뛰어난 조정능력을 보여줬다. 국세청장을 지냈던 이용섭 전 의원은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으며 핵심 중진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문 대통령의 실질적 최측근으로 불리는 양정철 비서실 부실장, 김경수 공동대변인, 윤호중 정책본부장 등은 실무에서 문 대통령을 도운 숨은 공신들로 평가받는다.
▲‘비문계’ 인사 적극 포용…통합 행보
문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데는 비문계 인사들의 적극적인 뒷받침도 있었다. ‘통합형 대통령’을 내세운 문 캠프는 비문계 인사들을 주요 요직에 배치하며 연대 행보를 보여줬다.
캠프의 15개 본부 전체 인원(99명‧본부장 포함)을 세분화하면 친문 43명, 비문 37명, 중립 19명으로 나눠진다. 이 중 비문과 중립 인사가 56.5%로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강성 비문계’로 평가받는 송영길 의원은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아 15개 본부 조직을 통솔했다. 특히 송 총괄본부장은 ‘세월호 인양 지연’ 허위 보도에 대해 관련 언론사를 직접 찾아가 항의하는 등 강력한 대응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다.
비문으로 분류되는 김민석 종합상황본부장도 문 대통령의 압도적인 승리에 기여했다. 김 종합상황본부장은 대선 초반 네거티브 공방 과정에서도 캠프의 전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며 중심을 잡았다.
공동 특보단장인 민병두, 이춘석 의원과 공보단장을 맡은 박광온 의원도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인사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확산시키며 중도·보수 표심을 흡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역대급 브레인’…1000여명 학계 인사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은 1000여명의 ‘초호화’ 학계 교수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2012년 대선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학자부터 ‘폴리페서(Politics+Professor·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수)’ 논란을 가져온 인사까지 다양한 인재풀이 조력했다.
특히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브레인’ 역할을 했던 보수 경제학자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와 진보 재벌개혁론자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J노믹스(Jaein+Economics) 3대 키워드인 ‘일자리-성장-양극화 해소’의 밑그림을 그리며 경제 정책 개발에 힘썼다. 중도 성향의 김호기 연세대 교수도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참여해 경제 정책 설계에 힘을 보탰다. 이밖에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자문위원장을, 한완상 전 한성대 총장과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각각 상임고문과 부소장을 맡아 정책 자문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회 각계인사 모임인 ‘더불어포럼’도 당선을 지원했다.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김응용 전 프로야구 감독과 안도현 시인,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 등이 참여해 전국적 조직력 확장에 힘을 보탰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장·차관 출신이 대거 포함된 자문단 ‘10년의 힘’도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등 외연 확장과 호남 표심 흡수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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