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포착] 위안부 합의 문제…이대로 괜찮은가?

[키워드포착] 위안부 합의 문제…이대로 괜찮은가?

기사승인 2017-05-13 13:38:37


이승연 아나운서 ▶ 키워드 포착 시작합니다. 오늘도 쿠키뉴스의 심유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심유철 기자, 어서 오세요.

심유철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키워드 포착의 심유철 기자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반갑습니다. 오늘 제시해 주실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심유철 기자 ▷ 네. 오늘 제가 제시할 키워드는, 위안부 소녀상 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모든 소녀상을 철거하라. 절대 안 하겠다. 이런 식으로 일본 정부와 우리 국민들이 대립하고 있고요. 그리고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도 그 입장 차이가 있는데요. 하나의 작은 동상일 뿐인데, 일본 정부가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죠. 오늘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심기자, 먼저 소녀상에 대해 알아볼게요. 평화의 소녀상은 언제, 누가 처음 세운 건가요?

심유철 기자 ▷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를 바라는 취지에서 세워진 동상이고요. 2011년 12월 14일 서울 종로의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졌습니다. 이후 소녀상은 서울 프란치스코회관, 서울 한성대입구역, 대전 보라매공원, 울산 울산대공원, 광주 시민의 숲 등 전국 30여 곳에 세워졌고요. 해외에는 미국 LA, 뉴욕, 캘리포니아, 중국 상하이, 일본 오키나와 등 11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그리고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건 바로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인데요. 그 논란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먼저 평화의 소녀상의 의미에 대해 알아볼게요. 평화의 소녀상은 일제 강점기 때 어린 소녀들이 일본 위안부로 강제동원 될 때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잖아요. 그래서인지 한복을 입은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심유철 기자 ▷ 하나하나 살펴보죠. 먼저 뜯긴 머리카락인데요.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하여, 조선 시대 때는 머리카락도 함부로 자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녀상의 소녀가 거칠게 잘린 단발인 이유는, 일본 정부의 강압 때문에 부모와 조국을 떠나 가족, 고향과의 인연이 단절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단발의 소녀가 의미하는 바가 있군요. 그리고 소녀의 어깨에 보면 새가 있어요. 그 새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요.

심유철 기자 ▷ 새는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기도 하고, 또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영적으로 이어주는 영매로서의 의미도 있습니다. 즉, 세상을 떠난 피해자 할머니들과 남아서 투쟁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연결을 상징하는 것이죠.

이승연 아나운서 ▶ 슬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의미를 가지고 있네요. 그리고 소녀상 손을 보면, 주먹을 쥐고 있어요. 그 주먹 쥔 손도 따로 의미가 있나요?

심유철 기자 ▷ 네. 불끈 쥔 두 손도 의미가 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억지로 일본에 의해 끌려갔지만, 현재까지도 일본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죠. 사과는커녕 소녀상 설치를 반대하고 정치적으로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왔는데요. 무릎 위 불끈 쥔 두 손은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와 이러한 현실에 맞서 강력히 싸우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발도 궁금해요. 소녀의 발은 신발을 신지 않았고, 또 뒤꿈치를 약간 들고 있거든요.

심유철 기자 ▷ 뒤꿈치를 든 맨발은 해방이 된 후 고향에 왔지만, 사람들로부터 편견 섞인 시선을 받고 한국 정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편히 정착하지 못한 할머니들의 상황을 표현한 것입니다. 또 마음 편히 발 디딜 곳 없는 할머니들의 상황과 나라에 대한 서운함을 나타내고 있죠.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이제 할머니들을 보호하고 안아주어야 하는 건 우리의 몫이죠. 그리고 소녀상에 보면, 의자가 두 개에요. 소녀상 옆에 보면 빈 의자가 하나 나란히 있거든요. 거기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심유철 기자 ▷ 그 빈 의자는 먼저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빈자리를 표현한 것입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할머니들의 고통을 공감하며 함께 싸워나가야 하는 우리들의 역할을 담은 자리이기도 하고요.

이승연 아나운서 ▶ 네. 그 부분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소녀상의 그림자에도 의미가 있나요? 소녀상 바닥에는 소녀상의 그림자가 새겨져 있는데요.

심유철 기자 ▷ 바닥에 있는 그림자는 좀 더 자세히 봐야 합니다. 자세히 보면, 단순히 그림자가 아니라 허리가 휜 할머니의 모습이거든요. 그림자를 깨진 조각으로 표현하여 힘들고 고통스러운 할머니들의 삶을 표현하고 있는 겁니다. 또 소녀상 그림자 속 심장 부근에는 하얀 나비가 새겨져 있는데요. 나비는 환생을 의미합니다. 할머니들이 나이가 들면서 돌아가셨지만, 나비로 환생해서라도 일본의 사과를 꼭 받길 바라는 마음과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죠.

이승연 아나운서 ▶ 의미를 알고 보면, 평화의 소녀상은 단순 동상이 아니네요. 가지고 있는 의미가 정말 많은데요. 그 의미에 대해 모르셨던 분들. 오늘부터 꼭 알고 기억해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산의 소녀상에 대한 이야기 좀 나눠볼게요. 심유철 기자, 일본 정부는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이후, 강경 모드로 일관했었죠? 

심유철 기자 ▷ 네. 지난 1월 6일, 주한 일본 대사와 부산 총영사 등을 일시 귀국과 함께 한, 일 통화스와프 협정 협의 중단했고요. 한, 일 고위급 경제 협의도 연기했습니다. 사실상 외교 보복 조치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일본의 아베 총리도 연일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요.

심유철 기자 ▷ 네. 아베 일본 총리는, 우리는 10억 엔을 냈으니 한국이 성의를 보일 차례라면서 내놓고 부산과 서울의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국가적 신용 문제를 언급하면서 소녀상 설치는 위안부 합의 파기라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죠.

이승연 아나운서 ▶ 소녀상 설치가 대체 왜 위안부 합의 파기인건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렇게 일본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우리 정부는 일단 한 발 물러난 것 같아요. 어떤가요?

심유철 기자 ▷ 한 발이 아니라 아예 꼬리를 내렸습니다. 외교부에서는 소녀상을 적절한 장소에 대해 지혜를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니까 한 마디로 소녀상을 옮기라는 겁니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인 부산 동구청장이 소녀상 자진 철거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절충점을 찾기 어려워졌는데요, 당초 한 차례 강제 철거에 나섰던 동구청은 입장을 선회해 설치를 허가한 상태거든요.

이승연 아나운서 ▶ 왜 우리 정부는 일본 앞에서 당당하지 못한 걸까요.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직무 정지 상태이기 때문에, 국무총리가 권한 대행을 하고 있는데요.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 총리도 관련 입장을 내어놓았죠?

심유철 기자 ▷ 네.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한일 양국 정부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존중하면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실상 위안부 합의 재협상이나 폐기는 없다고 못을 박은 셈이죠.

이승연 아나운서 ▶ 결국 대통령 권한 대행인 국무총리도 외교부와 같은 입장인 건데요. 부산 소녀상의 경우 한 차례 철거한 후 국민들의 분노가 워낙 거세게 올랐기 때문에, 일단 해당 구청에서도 다시 한 번 철거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심기자, 그럼 정부가 나서서 소녀상을 강제로 철거할 수도 있을까요?

심유철 기자 ▷ 아니요. 아마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시민단체의 성금으로 마련해 설치한 소녀상을 정부가 강제로 처리할 수는 없죠. 그래서 정부에서는 강제 철거가 아닌 이전에 관한 논의를 내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추모공원 등을 조성해 소녀상 설치 장소를 옮기자는 것이죠. 일본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사관이 아닌 곳으로 옮겨 외교 갈등을 피해보자는 계산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소녀상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설치한 것이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인허가를 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는 관여할 수 없지만, 장소 이전을 원하는 건데요. 그건 해답이 될 수 없어요. 그럼 이제 우리 정부가 왜 당당하지 못한 건지, 아베 총리는 뭘 믿고 그렇게 당당한 건지, 2015년에 이루어진 위안부 합의에 대한 내용에 대해 알아볼게요. 심기자, 위안부 합의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심유철 기자 ▷ 2015 위안부 합의는 한국과 일본 양국이 2015년 12월 28일,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합의를 이끌어낸 것을 말합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요?

심유철 기자 ▷ 일단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과, 아베 총리가 사죄와 반성의 뜻을 밝혔고요. 또 일본 정부 예산을 통한 피해자 지원 계획도 명문화됐습니다. 다만 사과는 총리가 직접 하되, 공개적으로 하지는 않고, 대신 정부 차원의 공개적 사과 표명은 외무상이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위안부 동원은 엄연한 범죄잖아요. 하지만 일본 측은 범죄 인정도 없고, 사과도 애매모호한 표현에 그친 것 뿐 인데요. 아베 총리는 위안부 합의가 성립했으니,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건가요?

심유철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라는 것을 서로 확인했다며, 일본은 의무를 실행해 10억 엔을 이미 거출했으니,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러니까 아베 총리의 주장대로라면, 소녀상 철거는 한일 정부 간 이면 합의된 사항인 거네요?

심유철 기자 ▷ 그렇죠. 하지만 문제는 우리는 그에 대해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일단 위안부 합의문서는 비공개했고요. 지금까지 소녀상 철거 문제에 대해 일본 측에서 아무렇지 않게 얘기해도,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렇다 할 대응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러니까 12·28 합의에서 한국이 소녀상 철거를 약속했는지, 안 했는지도 알 수 없다는 거죠?

심유철 기자 ▷ 네. 합의 후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 위엄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 방향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는데요. 거기에서 해결이라는 게 사실상 철거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후로 소녀상은 민간에서 세운 것으로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합의 문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리고 아베 총리는 계속 10억 엔을 줬다. 10억 엔을 줬는데 왜 자꾸 그러냐. 그 10억 엔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어요. 심기자, 정말 그 10억 엔 거출과 소녀상 문제가 연관이 되어있는 건가요?

심유철 기자 ▷ 일본의 10억 엔은, 한국 정부가 전 위안부 분들의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을 설립하고, 이에 일본 정부 예산으로 그 자금을 일괄 내기로 한 겁니다. 그러니 그 10억 엔 출연은 소녀상 철거가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조치를 강구하기 위한 것이었죠.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럼 일본이 10억 엔을 내어놓은 것으로, 합의 상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심유철 기자 ▷ 일본 주장처럼 10억 엔을 낸 것으로 합의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일단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일본 측의 사죄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에 대해 아베 총리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실상 합의 부정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승연 아나운서 ▶ 사과도 하지 않으면서 할 만큼 했다고 주장하는 일본. 아무 말도 못하는 우리 정부. 참 답답한데요. 대체 일본이 이 평화의 소녀상 철거에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하고 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유철 기자 ▷ 일본 사회는 자신들의 전쟁 가해 역사를 잊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소녀상은 일본인, 특히 일본인 남성들에게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전쟁의 성폭력 가해자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상징이 되고 있죠. 그래서 10억 엔을 들여서 소녀상을 철거하고, 자신들의 과거사를 지우겠다는 겁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하지만 현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않고, 소녀상 철거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요.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12월에 대선이 예정되어 있고,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뭔가 달라진 입장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심유철 기자 ▷ 위안부 합의 문제와 관련,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제외하고는, 문재인, 이재명, 박원순, 안철수, 안희정, 유승민 등 주요 대선 주자 10인은 모두 재협상 혹은 폐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결국 박근혜 정권 이후에는 위안부 합의는 폐기나 재협상 쪽으로 갈 분위기가 높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일본은 우리에게 그 어떤 나라보다 민감한 나라죠. 하지만 소녀상 설치는 국민들이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고,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2015년 아무도 모르게 이루어진 위안부 합의가 폐기되고, 재협상이 되어 피해자들이 진심으로 사과 받기를 바랍니다.

심유철 기자 ▷ 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25년 동안 국제사회를 돌며 시위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해결을 촉구했는데, 느닷없이 2015년 12월 28일 정부가 합의를 해버린 겁니다. 그리고 일본은 위안부 합의를 근거로 소녀상 재설치를 문제 삼으며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고요. 과거사 문제에서 우리는 분명 피해국 입장인데, 왜 제대로 된 사과와 받아내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정부의 무능함이 한탄스러운 오늘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위안부 문제는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조속한 해결 역시 필요하죠. 키워드 포착 마칩니다. 심유철 기자, 오늘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심유철 기자 ▷ 네. 감사합니다.

tladbcjf@kukinews.com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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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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