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의 꽃, 의류MD]③ 기존에 없던 아트 골프웨어 선보인 CJ오쇼핑 배근영 과장

[홈쇼핑의 꽃, 의류MD]③ 기존에 없던 아트 골프웨어 선보인 CJ오쇼핑 배근영 과장

[인터뷰] CJ오쇼핑 배근영 과장

기사승인 2017-05-19 09:30:38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CJ오쇼핑은 업계에서 가장 젊고 감각적인 홈쇼핑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CJ가 새로운 골프웨어 '장 미쉘 바스키아'를 내놓았을 때, 많은 이들이 놀랐다. 홈쇼핑에서 프리미엄의 끝판왕인 라이프스타일 웨어, 골프웨어를 내놓은 것이다. 장 미쉘 바스키아라는 저명한 화가와 함께. 바스키아라는 아티스트 이름을 그대로 가지고 와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은 CJ오쇼핑이 전 세계 최초다. 

이같은 오쇼핑의 새로운 시도는 패션업계와 골프용품 업계가 모두 주목하고 있다. 아트 마케팅과 함께 고가 골프웨어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내세워 정면 승부를 건 셈이기 때문이다. 의류 MD출신인 배근영 레포츠팀 과장은 바스키아 론칭과 운영을 전담하며 홈쇼핑의 '프리미엄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MD경력이 얼마나 됐나.

=총 일한 경력은 14년 정도이다. 처음 들어간 직장에서 백화점 MD를 하다가 의류 무역회사에서 제조·무역 MD를 맡아오다 CJ오쇼핑으로 이직을 했다. 몸담은 곳들이 의류 제조 쪽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큰 회사였다. 수출을 하는 제조베이스 회사들은 1년 반 전에 디자인 개발 등이 시작되는 등 호흡이 긴데 홈쇼핑은 최신 트렌드를 굉장히 빨리 따라가서 굉장히 호흡이 빠르다. 

-홈쇼핑 MD의 특징이라고 하면. 

=생산되기 직전까지도 제조사와 호흡을 맞추면서 어떻게 하면 더 좋아하실까를 정말 매 순간 고민하면서 하는 것이 아닐까. 제품을 내기 직전까지도 본다. 보통의 브랜드들은 디자이너의 실적이나 MD의 실적이 1년 뒤에 나오지 않나. 1년 뒤에 매출이 집계되니까. 그런데 저희는 방송이 나오는 순간 잘 된 것 안 된 것이 즉시 판단된다. 더 빨리 반응을 할 수 밖에 없다. 짧아서 좀 더 재미있는 것도 있다.

트렌드도 많이 찾아보게 된다. 컬러 매칭을 할 때도 고객들을 좀 더 사로잡을 수 있는 트렌디한 것으로 같이 배합해서 구성한다. 화면에서 하는 것과 실물이 다를 수 있어서 카메라테스트라든지 하는 것들도 많이 해서 색을 많이 보정해서 최대한 유사한 톤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장 미쉘 바스키아는 처음부터 기획부터 참여하셨나. 

=저희 회사와 장 미쉘 바스키아 재단이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골프 쪽 시장이 커지다 보니까 골프 카테고리를 키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또 골프 하면 화려한 이미지가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 시장이 그런 느낌이다. 홈쇼핑 시장에서 조금 더 고급,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어보고자 해서 라이센스 계약을 맺어 하게 됐다.

론칭 직전에는 철저하게 기존 데이터를 분석한 편이다. 유사 아이템의 몇 년간 발주, 사이즈, 컬러 판매데이터, 이력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발주를 진행했다. 

-바스키아 브랜드의 특징은. 

=저희 브랜드는 프리미엄 사양의 아티스트 브랜드이다. 장 미쉘 바스키아는 미국 뉴욕 출신의 천재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검은 피카소’라고 불리며 1980년대 미국 화단을 풍미했다. 그가 그래피티 아트를 현대 미술의 한 장르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저희 브랜드의 특색이라고 할까, 그건 한마디로 '그 작품의 가치를 입다',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바스키아 작품들이 수백억을 호가하는 유명한 작품들이지 않나. 저희는 새로운 도전을 했던 정신, 창의적인 시도를 했던 이런 것들을 골프라는 스포츠와 접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 사람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옷이니만큼 더욱 더 제품의 품질이라든지 이런 것을 노력해서 프리미엄 사양으로 만들자고 생각했다. 

-바스키아 작품은 원래 반항적인 이미지로 알고 있는데. 이미지가 맞는가. 

=바스키아 작품이 워낙 유명해 이미 패션업계와 콜라보를 많이 했다. 실제로 해외에 보면 발렌티노라든지, 보라카라. 이런 유명 디자이너들이 바스키아 작품을 테마로 컬렉션을 많이 하기도 했다. 최근에 루이뷔똥 맨즈 컬랙션 할 때 바스키아의 작품도 많이 녹아들어갔다. 저희만 하는 게 아니라 바스키아 작품의 예술적인 가치를 높이 평가한 많은 브랜드들이 협업을 했다.

발렌티노는 헌정 컬렉션으로 이름을 지었더라. 거기에서 많이 영감을 받았다. 이런 프리미엄 사양의 옷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때 어떤 것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그 중에서 골프웨어로 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프리미엄 사양의 옷을 기획한다는 게 저희의 콘셉트였다. 라이프스타일 골프웨어로 방향을 잡았다. 

-골프웨어와 라이프웨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인가. 

=홈쇼핑은 시장성도 고려를 해야 하는데 골프 쪽으로만 방향을 틀면 갖고갈 수 있는 방향의 틀이 너무 좁아지기 때문에 사양을 높이되 꼭 필드에서 입지 않아도 일상에서 입으셔도 무리 없는 그런 정도의 콘셉트로 잡자고 생각했다. 작품은 매 시즌 테마로 해서 몇 개 작품을 선정해 조금씩 녹여서 하고 있다. 번외로 저희가 라인을 좀 확장을 해서 작년 겨울부터 보여주고 있는데, 두 골프(Do Golf)를 위한 플레이웨어를 만들었다. 라이프스타일, 무난한 스타일, 플레이를 위한 퍼포먼스를 위한 스타일 등 다양하게 가고 있다. 

-론칭은 언제, 대표 제품은 무엇인가. 

=2016년 10월 15일 정확하게 론칭 방송을 했다. 첫 번째 론칭을 했던 상품은 메디노 울 방풍 집업 재킷에 울 풀오버 2종, 총 3종 구성에 16만9000원. 팬츠 3종에 15만9000원. 프리미엄 다운에 27만9000원. 올 봄에는 집업 니트와 풀오버 2종 해서 15만9000원. 반팔티 3종 해서 11만9000원이다.

홈쇼핑 시장에서 판매되는 의류는 그 정도 가격대다. 바스키아를 CJ몰에서 검색을 해 보시면 골프용품도 저희가 많이 개발을 했다. 아티스트 이름을 따서 골프웨어를 만든 것은 전 세계 최초로 보시면 된다. 클럽 커버, 골프공, 이런 것들을 많이 했고 다양히 많은 상품을 개발을 했다. 캐디백도 100만원대 정도로 만들었다. 100만원 이상의 골프용품도, 프리미엄 제품도 있다.

-당연히 소재 이런 것들도 신경썼을 것 같다. 

=작년 겨울에는 저희가 이태리에서 수입한 울 소재를 다운으로 만들었다. 울 소재의 발수 처리가 된 제품이었다. 울 고급스러움을 갖고 있으면서 브랜드 특성에 맞게 기능성까지, 특수 소재를 사용했고, 이번 SS쪽에는 아스킨이라고 해서 골프웨어에서 많이 쓰는 프리미엄 소재인 통풍 소재를 사용한 팬츠, 소취 기능성이 있는 티셔츠 같은 것들도 론칭을 많이 했다. 그래서 한 번 들어가서 보면 상품평이 매우 좋다. 어떻게 보면 홈쇼핑에서 비싼 가격인데 감사하게도 소비자들은 "정말 저렴한 제품인 것 같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인 것 같다"고 한다. 

-실제로 필드에서 골프웨어로 입는 이들이 많은가. 

=저희도 놀랐던 게 소비자 중에 본인이 필드에서 하는 것을 찍어서 올려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필드에서 입어서 너무 좋았다. 론칭한 후 제품을 산 고객들 대상으로 캐디백을 추첨 통해 나눠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캐디백이 100만원이 넘다 보니 당첨이 되어도 소비자들이 22만원을 제세공과금으로 내야 한다. 다른 때는 그런 걸 해도 한두명 정도 가져가셨는데 올해에는 30명 당첨자 중에 22명이 입금을 하셨다. 캐디백은 골프를 치시는 분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30명 중에 22명이 20만원을 넘게 내고 기꺼이 가져가신다는 건, 골프를 치시는 분들이고 이 바스키아 제품을 쓰시겠다는 얘기다. 홈쇼핑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소비자들이 아티스트의 프리미엄을 알아 주시는 것이다.

-홈쇼핑에서 파는 골프웨어라는 인식을 깼다.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오프라인 매장들도 많이 도움을 줬다. AK백화점이나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등지에서 팝업스토어를 오픈해서 팬사인회 등도 했고. 홈쇼핑 옷이 싸기만 하다 이런 건 옛날 얘기가 됐다.

 CJ오쇼핑에서 했던 베라왕 같은 브랜드들도 하다 보니까 시너지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상품평 중에 남편과 아들이 프로 골퍼인데 입히려고 샀다 이런 얘기도 했고. 저와 같이 하는 김세은 MD가 있다. 둘이서 이런 상품평 보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제품이 잘 되겠구나, 하는 생각은 언제 들었는가. 

=론칭 직전에 AK 백화점 수원점에서 브랜드 론칭 기념 모델 에릭 씨 팬 사인회를 열었는데 MD 들과 마케팅 담당자, 오프라인 매장 담당자 들과 행사 흥행이 안될까봐 정말 노심초사했다. 그런데 사인회 티켓 오픈을 하자마자 AK 백화점 수원점에 너무 많은 고객분들이 오셔서 오픈 3분 정도 만에 사인회 티켓이 동났다. 행사 하는 중간에도 많은 고객들이 방문해 주셔서 론칭 직전의 불안한 마음이 가시고 어느정도는 "아 잘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기억에 남는다.

-오프라인에서도 알고 있다던데.

오프라인 골프 신발 벤쳐 기업과 미팅 하던 때 장 미쉘 바스키아가 골프업계 사람들 모임에서 잘된 브랜드라고 칭찬이 많더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홈쇼핑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골프업계에서도 유명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제품을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은.

=원래 협력사가 했던 일들, 위탁채널에서는 안 해도 되는 일들이 있는데 매입을 하다 보니까 어려웠다. 제품 론칭에 1부터 100을 해야 한다고 하면 위탁사가 30부터 50번까지는 해 주는데, 매입은 모두 저희가 해야 해서 업무량이 많다. 론칭 직전에 3일 동안 집에 못 갔다.

또 홈쇼핑 시스템이 마진, 전산이 모두 위탁에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5종 세트면 택배로 나갈 때도 5개가 포장되어 오고, 안 팔리면 그대로 내보내면 된다. 그런데 저희들이 일일이 5개씩 박스 포장도 해야 한다. Q&A는 보통 협력사들이 답을 했는데 저희가 직접 댓글도 달아야 하고. 위탁을 하면 안 해도 되는 일이 매우 많다. 

-CJ오쇼핑에서 브랜드를 위해 도와 준 일은. 

= 회사 차원에서 유관 부서 담당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밤을 새워가면서까지 브랜드 론칭과 홍보에 나서줬을 때 모든 순간순간이 보람 있었다. 장 미쉘 바스키아 갤러리 팝업스토어를 이태원에서 열었던 순간도 기억이 난다. PD 팀과 영상 제작 업체에서 밤을 세워 영상 촬영을 하고, 무대를 세팅하고, SCM 담당자가 오쇼핑 플러스채널 새벽 방송을 모니터링 하고 전산 재고 입력을 해주셨던 순간도 기억난다.

플랫폼 운영팀 담당자가 AK 백화점 수원점에 멋있는 부스를 열어 주시고, 에릭씨 팬 사인회를 열었던 것도. 스크래치 특집전을 해서 재고 물량을 많이 소진해 주신 순간, 물류센터 담당자가 새벽까지 출고 마무리 해 주셔서 매출 마감 해 주신 순간, 방송 대행 업체에서 주말 새벽 잠도 못 이루시고 방송 준비 해 주신 순간 등 다양한 시간들이 기억이 난다. 

-홈쇼핑에서 자체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 같은데.

=지금 흐름이 유통 채널이 직접 자기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제조사처럼 변화하고 있다. 제조사에서 하던 MD의 역할이 유통으로 자꾸 가는 것이다.  과도기인 것 같다. 누군가는 해야지 회사도 배우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 전에도 매입 형태를 처음 하면서 매우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지금도 조금 나아지고 있다 PB제품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는 작은 포션이니까 회사가 완전히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바스키아의 이번 여름 상품을 소개해달라.

=이번 올 봄 시즌 신상품에도 기능성 소재를 사용을 했고, 바스키아의 작품에서 추출한 왕관이나 별 등의 그림을 자수 로고로 입히거나 컬러 배색으로 채택했다. 올 봄에는 소프트 코튼 100% 소재를 사용한 니트재킷과 쿨링 기능성 팬츠, 티셔츠 등을 선보인다. 바스키아의 제품을 다 녹여서 바스키아의 매력을 더 느끼실 수가 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