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미르 기자] 온라인상에 잇따라 ‘성폭행 예고 글’이 올라오면서 시민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엽기적 범행’을 일삼는 가해자 심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폭행 예고 글…해당 초등학교 초비상
서울 동작경찰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등학생을 성폭행하겠다는 글을 올린 김모(18)씨를 한국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홍콩에서 체류하고 있는 1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13일 11시50분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디시)'에 'O살해범'이라는 아이디로 '5월18일 강남초등학교에 등교 중인 여자애를 끌고 가 성폭행하겠다'라는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남초등학교는 전국에 총 3곳이 있다. 김씨가 범행 대상으로 지목한 학교는 모두 비상이 걸렸다. 학교측은 가정통신문이나 문자를 보내 학부모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동작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는 수사 진행상황을 묻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주변에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만일의 상황을 대비했다”고 말했다.
▲가해자들의 성적 공격성…약자 타깃
온라인상 성폭행 예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선화예고 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겠다’는 글이 게재돼 논란이 됐다.
해당 글을 올린 홍모(34)씨는 협박과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달 서울동부지법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가해자가 단순히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로 성폭행 예고 글을 올린다는 것이다.
김은정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에서는 자유롭게 성적 폭력성을 여과 없이 표출할 수 있다”며 “특히 가해자는 여성과 초등학생이라는 사회적 약자를 공격 대상으로 정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범죄는 점점 더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추세”며 “앞으로 이런 온라인상 협박 행위는 얼마든지 더 센 강도로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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