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미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인선 발표에 야권이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전 제네바 대사를, 정책실장에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또 외교부 장관에는 여성 출신인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택특보를 내정했다.
▲깜짝 인선 발표…야권 일제히 환영
‘문모닝(아침마다 문재인 공격)’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의 내각 인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전 국민의당 대표는 본인의 SNS를 통해 “문 대통령은 인사를 놀랄만큼 잘한다”며 “지금 ‘문재인 태풍’이 분다”고 극찬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문 대통령의 행보에 호평을 쏟아냈다. 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라인 인선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다”며 “야당이라도 잘하는 것은 잘했다고 박수를 쳐주는 게 옳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의 경제 인선 발표에 대해 조영희 바른정당 대변인은 “경제라인 인선은 경제민주화의 실천과 안정적 국정운영을 조화시키려 한 점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정의당 역시 “문 정부의 개혁기조, 내각은 전문성을 중시한 안정에 방점을 둔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칭찬했다.
▲여·야 호의적 태도…앞으로 개헌 변수
야당 의원들의 호평은 그간 문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자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 취임 초 ‘허니문 기간’의 특수성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허니문 기간은 미국 정치권에 있는 ‘허니문 피어리어드(honeymoon period)’에서 유래한 용어로 임기 초 국정운영을 위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야권과 문 대통령 간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과 야권이 권력구조 개편 구상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대선 전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민의당은 ‘6년 단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바른정당은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내세우고 있다. 정의당은 대통령제, 이원집정부제, 의회중심제 등을 열어 놓고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각 당마다 개헌에 대한 입장이 달라 앞으로 청와대와 야권의 갈등은 불가피하다”며 “여·야·정 협의체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개헌안을 도출해야 마찰과 잡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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