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박근혜’ 재판 현장…지지자들 시위 ‘전쟁터’ 방불

‘피고인 박근혜’ 재판 현장…지지자들 시위 ‘전쟁터’ 방불

기사승인 2017-05-23 13:41:09

[쿠키뉴스=조미르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으로 인해 서울중앙지법 주변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모여 격렬한 시위를 이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정식 재판을 진행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오전 8시37분 출발해 포일로로터리, 갈현3로터리, 선암IC, 우면산터널을 거쳐 오전 9시10분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수인번호 503이 적힌 사복 차림으로 법정 앞에 섰다. 지난 3월3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지 53일 만이다. 

이날 재판장 밖에서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 및 태극기 집회 약 150명이 “대통령을 석방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지지들은 지난 22일부터 오후 11시부터 서울구치소 앞에서 밤샘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김모(55)씨는 “박 전 대통령을 탄핵을 해놓고 재판을 진행하는 게 어느 나라 법이냐”며 “우리나라 사법정의는 망가졌다. 박 대통령에 대해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서울 은평구 진흥로에서 온 이인순(66)씨는 “박 전 대통령뿐 아니라 모든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부터 아들 문제에 떳떳하게 입장을 밝혀라“며 꼬집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애국여성연합 엄마부대는 서울중앙지법 인근 법원삼거리에 모여 “대통령은 죄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온 이윤순(52·여)씨는 “죄 없는 박 전 대통령이 너무 가엾고 안타깝다”며 “이 나라가 법치주의 국가인지 묻고 싶다”고 분노했다. 이날 지지자들은 “빨갱이 새끼들아” “이게 나라냐” “억울하다” 등을 외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법원에 도착하자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경상남도 창원에서 온 안모(60)씨는 “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고 성토했다. 경상남도 김해에서 온 정모(60)씨 역시“박 전 대통령을 생각하면 눈물부터 나온다”며 “순리에 맞게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법리대로 진행되길 바란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비판자들은 ‘사법정의’를 외치며 재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방청하게 된 김모(27)씨는 “방청에 당첨된 후 오늘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며 “사법부가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기대했다. 경기도 하남시에 거주하는 정모(38)씨는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정의롭게 살면 뭔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며 “재판부가 한 치의 오차 없이 정정당당한 재판을 임해줬음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동생 박근령(63)씨가 법원을 찾았지만, 방청권을 확보하지 못해 발길을 돌렸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을 시작으로 오는 25일 두 번째 재판을 받게 된다. 

mea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조미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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