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MBC ‘일밤’이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내세웠다. ‘일밤’은 익숙한 몰래카메라 콘셉트의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겪은 부진을 신선한 콘셉트의 ‘세모방 : 세상의 모든 방송’(이하 세모방)으로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세모방’은 출연자들이 국내외 실제 방송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해 만들어가는 콘셉트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박명수, 박수홍을 중심으로 한 MC 군단이 국내외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그 영상을 세모방 위원회 4인방 송해, 허참, 이상벽, 임백천이 보고 대화를 나누는 콘셉트다.
제작진은 “회의 중 홧김에 나온 콘셉트”라고 프로그램이 탄생한 배경을 설명했다. 24일 오후 2시 서울 성암로 상암 MBC 사옥에서 열린 ‘세모방 : 세상의 모든 방송’ 제작발표회에서 김명진 PD는 “최민근 PD와 새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온갖 방송을 봤다"며 ”적당한 게 떠오르지 않자 홧김에 ‘이런 거 다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잘 알려지지 않은 특이한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 과정을 보여주면 어떨까 싶어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송해, 허참, 이상벽, 임백천도 홧김에 모셨다”며 “인기 많은 MC를 모시려고 했지만 쉽지 않아서 이 분들로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면 반론의 여지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괜찮다는 반응이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콘셉트인 만큼 프로그램 설명만으로는 명확한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네 명의 원로 MC가 등장하는 건 tvN ‘꽃보다 할배’가 떠오르고, 녹화한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설정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연상된다. 연예인들이 타 방송에 출연하는 콘셉트는 멤버들을 드라마, 영화 제작진에게 경매했던 ‘무한도전’ 무도드림 특집과 비슷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생각은 달랐다. 최민근 PD는 “연예인이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제작진이 찍으면, 우리가 그 제작진을 다시 찍는다”며 “연예인이 아닌 제작진이 주인공이다. 방송 환경과 제작 관련 얘기를 액자식 구성으로 보여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몽골 방송과 국내 낚시 방송, 실버 방송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 PD는 “다양한 가치와 문화를 보여주고자 한다”며 “실버 방송이라고 노인층을 겨냥한 건 아니다. 해당 프로그램이 어떻게 존재하고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PD는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관이 담겨 있는 우리나라에서 못해본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허참은 “시청률 0.008%의 프로그램을 열심히 제작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기를 살려주고 전국에 알리는 유익한 방송”이라며 “오락으로 끝나지 않고 오락 뒤에 숨은 인간적인 모습도 담아낸다. 시청률 15%는 넘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임백천은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댓글을 봤다”며 “과거 10년 가까이 이 시간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시청률이 좋았을 때의 테마는 가족이었다. 남녀노소 가족들이 다 같이 웃으면서 볼 수 있고 땀과 눈물이 있기 때문에 대박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세모방’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후속으로 오는 28일 오후 6시30분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