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CJ오쇼핑, 스튜디오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생방송 현장을 가다

[르포] CJ오쇼핑, 스튜디오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생방송 현장을 가다

긴장감 감도는 CJ오쇼핑 방송 현장…미디어 컨텐츠 늘리며 콘텐츠 차별화 하기도

기사승인 2017-05-30 05:00:00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가볍고 귀여운 운동화 느낌인데, 고트스킨 가죽으로 고급스러움도 살려줬어요. 홈쇼핑 최초로 최저가에 소개되는 이 슬립온, 요즘 같은 날씨에 여행 갈 때나 나들이갈 때 신기 딱 좋은 것 같아요." 

 날씨가 좋았던 지난달 28일 3시경,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CJ오쇼핑 스튜디오에 들렀다. 오쇼핑 스튜디오 중에서 가장 큰 스튜디오인 B스튜디오는 봄과 초여름에 신기 좋은 메세 슬립온 방송이 김성은 쇼호스트와 강혜원 쇼호스트에 의해 진행되고 있었다. 은은한 조명이 떨어지는 커다란 스크린을 뒤로 하고 방송을 찍는 카메라맨 둘과 호스트 두 명이 진행하는 이 방송은 생방송이니만큼 긴장감이 묻어났다.

 김성은 쇼호스트는 2004년부터 CJ오쇼핑에서 근무해 온 간판이자 베테랑 쇼호스트다. 방송 베테랑인 만큼 멘트는 물 흐르듯 이어졌다. 매 분 매 초에  매출이 직결되는 홈쇼핑 방송이니만큼 제한된 시간 안에 상품을 소개하고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어야 한다. 두 호스트는 슬립온 신발의 질과 색깔 등을 일일이 설명하면서 편리성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했다. 이 제품은 CJ몰에도 소개되기 때문에 방송 이후에도 찾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옆에 B스튜디오보다 약간 작은 C스튜디오에서는 T커머스 채널 콘텐츠가 방송되고 있었다. 여름철에 인기가 좋은 서큘레이터를 판매 중이었다. T커머스는 녹화 방송이기 때문에 양방향 소통이 불가능하기에 더욱 세세한 설명이 필수여서 더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스튜디오에서 실제 촬영이 이뤄진다면 부조정실은 PD와 기술스텝이 상주하며 실시간 편집과 지시를 내리는 곳이다. 줄여서 ‘부조’라고도 불린다. 실제로 가보니 부조정실로 접어드는 복도 앞의 모니터에서는 옆 채널에서 어떤 방송이 나오는지 주요 방송사와 주요 홈쇼핑사의 화면이 보이고 있었다. 다른 홈쇼핑사에서 내놓는 방송을 확인하고 옆 채널에서 드라마가 끝나거나, 광고가 나오는 ‘채널을 돌리는 시간’을 사로잡기 위해 계속해서 타 방송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방송에 나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부조정실은 화면만 볼 수 있도록 깜깜한 가운데 여러 개의 화면이 띄워져 있었다. 실제 방송 화면과 함께 카메라맨이 찍고 있는 앞면 앵글과 측면 앵글 등 다양한 앵글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여러 모니터가 가동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PD는 전체 방송을 지휘하고, 기술스텝은 필요할 때 제품의 특징을 설명해 주는 자막이나 ‘마감 임박’ '주문전화 1000건 돌파' 등의 알림 자막을 실시간으로 넣는다. 

 또 이곳에는 해당 상품의 MD가 항상 동석해 PD와 의견을 주고받는 게 특징이다. 제품의 특징을 잘 알고 기획한 MD와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방송의 맛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곳을 줌 하거나 아웃포커싱할지 MD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아는 홈쇼핑의 생리다. 

이곳은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만큼 별칭으로 워룸(war room)으로 불린다. 전쟁에서 전략회의를 하는 공간처럼 치열한 현장이라는 뜻이다. 널리 통용되는 별칭이라 'War room'이라는 명칭이 실제로 문 앞에 붙어 있기도 했다. 이곳 워룸은 긴장의 연속이기도 하지만, 방송하는 사람들 특유의 쾌활함이 묻어나는 공간이기도 했다. 직접 들어가 살펴보니 메세가 나가고 있는 워룸에서는 긴장감이 엿보였지만, 아직 방송이 시작하기 전 조율 단계에 있는 워룸에서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이뤄졌다.  

 가장 아래층에 있는 1층 주조정실은 방송을 실제로 기계를 통해 케이블 TV채널인 종합유선방송사(SO, System Opterator) 쪽에 뿌려 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가장 테크니션이라고 할 수 있다. 항상 3명 이상이 상주한다. 방송이 나가고 있는 다양한 SO 채널을 확인하고 이상이 있는지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조용한 가운데 수면 아래 오리의 발처럼 계속해서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이다. 

 홈쇼핑은 과연 24시간 돌아갈까. 실제적으로 24시간 동안 방송을 할 수는 있는 환경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심야 시간대에는 주문이 급격히 줄어드는 만큼 새벽 4시부터 6시, 저녁 12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오전 시간에 방송되었던 방영분의 재방을 튼다. 홈쇼핑의 프라임시간대는 오전 8시부터 11시, 오후 8시부터 11시로, 홈쇼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들이 나오는 시간이다.  

 CJ오쇼핑은 다양한 시도를 가장 많이 하는 홈쇼핑으로 유명하다. CJ오쇼핑은 새벽까지 깨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오덕후의 밤‘을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편성해 재미있는 방송을 하기도 했다. 피규어 상품을 소개하며 첫방을 알린 이 방송은 드론과 프로야구 시즌권을 팔고, 가수 '루시드폴'이 마련한 제주 귤 판매 행사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LP판과 턴테이블을 팔며 입소문을 키웠다.

 '1분 홈쇼핑'은 1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을 대표적 SNS채널인 페이스북에서 찾아볼 수 있게 한 영상이다. '겟꿀쇼'의 경우 쌍방향 모바일 전용 생방송으로 저녁 8시반 CJ몰 모바일에서 소개되고 있다. CJ관계자는 “CJ가 가장 감각적인 방송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적한 곳에 마련된 CJ오쇼핑 부지는 원래 현대방송 사옥으로 쓰였다가 CJ가 2000년 39쇼핑을 사들이고 현대방송 사옥을 인수, 지금까지 CJ오쇼핑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신사옥을 추가 증설했고, 추가로 공간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CJ오쇼핑은 다른 홈쇼핑보다 교외의 한적한 곳에 자리잡아 방송에 집중하기 최적의 공간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상품의 차별화 이외에도 콘텐츠 차별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며 "온라인 콘텐츠 제작사인 '그리드잇'과 '72'초 등과 업무제휴를 맺어 T커머스에 내보내고, 젊은 남성을 공략하는 온라인 쇼핑몰 '펀샵'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20~30대 소비층을 아우르는 미디어 커머스 콘텐츠를 더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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