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성균관 스캔들’부터 ‘공주의 남자’, ‘구르미 그린 달빛’까지. KBS에서 방송된 로맨스 사극 중에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흥행작이 많다. 오는 31일 첫 방송되는 KBS2 새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도 그 역사를 잇겠다는 각오다.
‘7일의 왕비’는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인 7일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가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박민영)를 둘러싼 중종(연우진)과 연산(이동건)의 러브스토리를 그리는 로맨스 사극 드라마다. 폭군 연산군과 반정에 성공한 중종의 잔혹한 역사 속에 가려진 여인 단경왕후의 삶과 사랑을 담을 예정이다.
KBS 측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언주로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7일의 왕비’ 제작발표회에서 KBS 정성효 드라마센터장은 “KBS는 유난히 로맨스 사극 장르에서 강세를 보였다”며 “신뢰를 쌓아온 KBS 로맨스 사극의 흥행 리스트에 '7일의 왕비'를 추가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7일의 왕비’는 제작사 몬스터유니온이 내놓는 첫 번째 미니시리즈”라며 “KBS2 '제빵왕 김탁구'의 이정섭 PD는 감각적이면서 탄탄한 연출력을 발휘할 것이다. 또 최진영 작가는 신인이지만 힘 있는 전개를 펼칠 줄 안다. 대본의 대부분을 이미 완성한 상태”라고 귀띔했다.
이정섭 PD는 역사적 사실과 전설이 드라마의 모티브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 PD는 “치마바위의 전설로 알려진 단경왕후의 사랑에 대한 전설을 모티브로 했다”며 “최진영 작가가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가미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최근 방송된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깨끗한 사랑의 느낌을 담았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소설 ‘소나기’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라고 설명했다.
주연 배우들도 출연 소감을 밝혔다. 박민영은 “여태까지 받은 드라마 시놉시스 중에서 가장 두꺼웠다”며 “조금만 수정하면 책이 완성될 정도로 디테일하고 체계적이었다. 덕분에 이야기에 대한 이해도 빨랐고 감정도 수월하게 알 수 있었다. 또 KBS2 ‘영광의 재인’, ‘힐러’에 이어 세 번째 뵙는 이정섭 PD님에 대한 믿음도 출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연우진은 “아역을 맡은 두 친구가 아름다운 풍경에서 뛰어노는 그림이 예뻤다”라며 “그 기운을 잘 받아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차가운 정치와 갈등에 대한 내적 고민을 어떻게 연기로 보여줄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뷔 이후 첫 사극에 도전하는 이동건은 “20년 가까이 연기하면서 꼭 해보고 싶던 도전을 지금 하고 있다”며 “굉장히 설렌다. 왜 연산군은 미쳐야만 했을까를 시청자 여러분께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보여줄 수 있다면, ‘7일의 왕비’가 제 인생의 큰 작품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PD는 촬영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 PD는 “드라마에서 한 번도 못 본 장면들과 감정들이 대본에 표현돼 있다”며 “대본의 높은 감정 밀도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가 배우, 연출자, 스태프들의 숙제다. 그동안의 드라마와 달리 새로운 감정과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서 감동을 이끌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설명했다.
‘7일의 왕비’는 KBS2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후속으로 오는 31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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