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가수 송대관과 김연자의 매니저로 알려진 홍익기획 홍상기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대방로 KBS1 ‘가요무대’ 녹화 현장에서 잠시 대화를 나눈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화 내용과 당시 상황에 관해서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각자 자신이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8일 한 매체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가요계의 큰 어른격인 송대관이 유명 후배 가수 매니저에게 심한 폭언을 듣고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했다는 내용이었죠. 당시 송대관 측은 KBS1 ‘가요무대’ 녹화를 마치고 나오던 중 매니저 홍 모 씨에게 입에 담지도 못할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봉변을 당한 후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왔고 이후 급성 우울증 진단을 받아 병원 신세까지 졌다는 것입니다.
보도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홍 모 씨에 대한 추측이 이어졌고 곧 ‘엔카의 여왕’ 김연자의 매니저 홍상기 대표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가요계 선배이자 연장자에게 갑작스럽게 상스러운 욕을 하며 위협을 가했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을 면치 못할 일인 동시에 법적인 문제의 소지도 있기 때문이죠.
이에 관해 홍상기 대표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송대관 측이 사건을 과장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홍 대표는 지난 30일 오전 서울 강남대로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연자와 홍 대표의 가족이 동석했죠. 홍 대표는 이 사건으로 결혼을 앞둔 자녀도 피해를 받고 있다며 심적인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그는 “그날 송대관 씨의 손목 한 번 잡은 적이 없다”며 “그런 사실이 있다면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날 홍 대표는 사건 당시를 녹화한 폐쇄회로 화면 갈무리를 공개하며 송대관 측 주장에 적극적으로 반박했습니다. 로비에서 이동하던 중 송대관이 자신을 불러 다가갔고 이후 송대관이 자신에게 시비조로 말해 논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홍 대표는 “이 과정에서 송대관이 먼저 욕설을 했고 여기에 자신도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뿐”이라며 “송대관의 주장대로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욕설을 한 적도 없고 물리적 위협을 가한 적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며 커져버린 이 사건은 어찌 보면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바로 동료 간의 인사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에 관해서도 양측 입장이 전혀 다릅니다. 김연자는 “송대관 선배가 몇 년 전부터 내 인사를 잘 받아주지 않았다. 못마땅하신 게 있나 싶어 매니저인 홍 대표에게 이를 전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모든 게 내 잘못이다”라고 눈물을 보였죠. 홍 대표 또한 “이건 송대관과 홍상기의 싸움이 아닌 송대관과 김연자의 싸움”이라며 “몇 년 전부터 김연자가 행사 마지막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고 송대관이 이를 좋지 않게 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에 송대관은 기자회견이 있던 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홍상기 대표가 거짓 주장을 하고 있으며 김연자의 인사를 무시한 적이 없다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처럼 양측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홍상기 대표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자신의 억울함을 법정에서 풀겠다는 것이죠.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아직은 속단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진정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밝혀진다면 대중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쪽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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