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차 가수의 도전… ‘거미는 그런 존재다’

15년 차 가수의 도전… ‘거미는 그런 존재다’

15년 차 가수의 도전… ‘거미는 그런 존재다’

기사승인 2017-06-05 15:50:03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노래했다”

언뜻 듣기에 식상할 수도 있는 말이지만, 거미의 이 한마디는 이번 앨범을 설명하는 데 충분하다. 거미는 이번 앨범을 만들며 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을 택했다. 주특기인 발라드를 고수하기보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한 것. 기술적인 부분을 내려놓고 진짜 노래를 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15년 차 가수 거미가 새로운 길을 걷고자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수 거미는 5일 오후 서울 마들길11로 플랫폼 창동61 레드박스에서 다섯 번째 정규앨범 ‘스트로크’(STROKE) 발매 기념 음감회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거미는 타이틀곡 ‘아이아이요’(I I YO)를 열창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거미의 변화는 타이틀곡부터 도드라진다. ‘아이아이요’는 길이 프로듀싱한 노래로 힙합 요소가 강한 곡이다. 더불어 애절한 이별 발라드가 아닌 자연과 인생에 관한 노래다. 거미는 “지금까지 사랑과 이별에 관한 노래를 주로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아이아이요’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의 노래를 통해 대중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앨범 수록곡의 장르와 참여진을 살펴보면 변화를 추구한 거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키스 이건 팁’은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가수 수란이 멜로디 작업을 했다. 거미는 “노래만 들었을 때는 제가 하고 싶었던 장르였는데, 가사가 나온 이후 표현이 쉽지 않아 울기도 했다”며 “결국은 재미있고 리드미컬한 곡이 완성됐다”고 작업 비화를 밝혔다.

래퍼 치타와 함께한 ‘그만 말해’는 강렬한 느낌의 힙합곡. 거미는 “평소 치타의 팬이었고 여자끼리 강한 힙합을 해보고 싶었다”며 “정말 멋진 힙합 트랙”이라고 노래를 소개했다. 이외에도 7번째 트랙 ‘나갈까’에는 거미의 연인인 배우 조정석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작곡과 기타 연주에 참여한 조정석은 거미와 함께 이 노래를 완성했다.

이번 앨범은 2008년 ‘컴포트’(Comfort) 이후 무려 9년 만에 발매되는 정규앨범. 거미는 정규앨범을 내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거미는 “최근 음악 소비의 경향이 빠른 편이라 수록곡까지 관심받지 못하는 상황이 아쉬웠다”며 “하지만 15년 차 가수로서 의무감을 가지고 용기 내어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9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앨범인데 거미를 대표하는 장르인 정통 발라드는 한 곡도 없다. 휘성이 작업한 수록곡 ‘러빙 유’ 정도가 거미가 해왔던 곡들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다. 거미는 이날 변화를 결심한 계기가 책임감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초반처럼 여러 장르를 시도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는 것. 거미는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맞지 않는 옷을 입지는 않았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이날 거미는 “여성 가수로서 많은 책임을 느낀다”고 운을 뗀 뒤 “15년 차 여성 가수로서 후배들과 대중을 위해 이렇게 해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앨범을 통해 여자 가수가 여러 장르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거미가 책임감을 느끼게 된 것은 앨범 작업 과정에서 자신이 그런 존재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거미는 “함께 작업한 후배들이 제 노래를 듣고 자랐다는 이야기를 하며 ‘가수 거미는 그런 존재다’라는 말을 해줬다”며 이런 시선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 동시에 음악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는 반성을 했다고 말했다.

거미의 다섯 번째 정규앨범 ‘스트로크’는 5일 오후 6시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표된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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