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장에는 갖은 추측이 나돌고 있다. 또 향후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더라도 시장에 얼만큼 효과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신중한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 그림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 5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 가계대출에 대해 보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요구한 데 이어 같은 날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논의됐다.
아직 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현재 주택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규제책의 수위와 적용시기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발표하는 규제 대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인가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단 당장 문재인 정부가 꺼내들 수 있는 카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조치다. 부동산시장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다시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LTV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적용하는 담보가치(주택가격) 대비 대출한도를, DTI는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를 정한 비율이다. 앞서 박근혜정부는 2014년 은행ㆍ보험권의 LTV와 DTI를 각각 50∼70%에서 70%, 50∼60%에서 60%로 완화했다. 이 조치는 7월 말로 끝난다.
주택담보대출심사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LTV와 DTI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가계대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는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기관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LTV 평균비율과 DTI 평균비율이 규제비율보다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히 위축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칫 섣부른 규제는 시장의 급격한 위축과 양극화 심화를 가져와 한국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연착륙을 유도하는 신중한 정책이 필요하다.
사실 지난 20년간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집값 양극화는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불패'·'대마불사'라는 성공법칙은 지난 20년간 더욱 굳건해졌고 지방의 집값은 대책 등장 때마다 크게 출렁였다.
참여정부 시절 내놓았던 많은 부동산 대책은 당시에는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고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에 효과가 나타나 금융위기와 겹치면서 오랜 기간 부동산 침체를 불렀다.
문재인 정부는 구체적인 부동산 규제를 발표하기 전에 실효성과 과거 정부의 과오 등을 감안해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과거 시행했던 많은 대책들을 어떤 조합으로 어떤 순서로 적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단기적인 해법과 장기적인 해법을 동시에 추진하되, 과거 실패 경험을 거울삼아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과거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는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