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두 사람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바로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의 이야기입니다. 지드래곤과 탑은 빅뱅뿐 아니라, 유닛 지디앤탑을 결성해 두 사람만의 음악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두 사람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음악적 행보를 꾸준히 함께 해왔죠. 하지만 최근 두 사람의 발걸음은 각각 다른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지드래곤은 지난 8일 오후 6시 솔로 앨범 ‘권지용’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앨범은 발매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가수를 넘어서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지드래곤이 4년 만에 발매하는 솔로 앨범이기 때문입니다. 탑의 입대로 당분간 완전체 빅뱅을 볼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빅뱅 멤버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솔로 음반이기도 했죠. 대중은 솔로 가수 지드래곤이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하며 앨범을 기다렸습니다.
긍정적 의미의 화제성이 집중된 지드래곤의 앨범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은 지난 1일입니다. 이날 탑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탑은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의 자택에서 가수 연습생 신분인 한 모 씨와 함께 네 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 3월 한 모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탑의 혐의 사실을 파악하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죠. 지난해 2월 입대한 탑이 의경으로 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대중의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후폭풍은 거셌습니다. 검찰은 지난 5일 탑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의경 측은 같은 날 탑을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소속 악대에서 서울 신월동 4기동단으로 전보 조치했죠.
이와 같은 제도적 제재와 동시에 대중의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사건이 알려진 후 보도자료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더불어 탑도 온라인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돌아선 대중의 마음을 잡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거듭된 사과에도 실망감을 표현하는 이들이 줄을 이었죠.
게다가 지난 6일 탑이 의식불명으로 서울 안양천로 이대목동병원에 후송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다시 한번 논란이 일었습니다. 심지어 탑의 상황을 알리는 과정에서 경찰과 병원, 소속사와 가족 측의 말이 달라 혼선이 있었죠. 결국 병원 측은 지난 7일 브리핑을 열고 “신경안정제 과다복용으로 인한 심각한 기면상태”라고 탑의 상태에 관해 설명해야 했습니다.
불똥은 당장 앨범 발표를 앞둔 지드래곤에게 튀었습니다. 지드래곤이 탑과 같은 빅뱅의 멤버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드래곤 또한 2011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탑의 대마초 스캔들이 지난 과거를 상기시키는 버튼이 된 것입니다. 긍정적이었던 솔로 앨범에 관한 화제성은 부정적으로 빠르게 전환됐습니다. 이런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일까요. 지드래곤은 모든 사전 홍보를 멈추고 조용히 컴백을 진행했습니다. 앨범 발매 직전 타이틀곡을 ‘개소리’에서 ‘무제’로 바꾸기도 했죠.
이와 같은 거센 잡음에도 불구, 지드래곤의 솔로 앨범 ‘권지용’은 국내외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입니다. 논란을 음악으로 돌파한 셈입니다. 더불어 지드래곤은 오는 1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대로 솔로 월드투어의 포문을 열고 관객과 만납니다. 이 무대에서 지드래곤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현재까지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성공적인 행보이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이번 활동이 온전한 기쁨으로 완성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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