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지드래곤의 권지용, 권지용의 지드래곤 ‘모태’

[쿡리뷰] 지드래곤의 권지용, 권지용의 지드래곤 ‘모태’

지드래곤의 권지용, 권지용의 지드래곤 ‘모태’

기사승인 2017-06-10 23:42:13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공연명이 ‘모태’인데, 이번 공연 정말 못 할 뻔 했어요. 잘하죠? 근데.”

무대에 오른 지드래곤은 여유로웠다. 최근 일어난 악재를 공연명과 엮어 건넨 농담에서는 지드래곤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그의 말처럼 이번 공연은 개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드래곤의 신보 발매와 단독콘서트에 앞서 같은 그룹 멤버 탑이 대마초 흡연으로 기소됐기 때문이다. 4년 만에 솔로 활동을 재개하는 지드래곤에게 이보다 더한 것을 생각하기 어려운 대형 악재였다. 하지만 지드래곤은 예정대로 지난 8일 솔로앨범 ‘권지용’을 발표하고 10일 무대에 섰다.

지드래곤은 10일 오후 서울 월드컵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콘서트 ‘모태’(ACT Ⅲ. M.O.T.T.E)를 개최하고 솔로 월드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이날 4만 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 지드래곤에게 열정적인 환호를 보냈다.

자신의 첫 번째 솔로앨범 타이틀곡인 ‘하트브레이커’로 공연을 시작한 지드래곤은 ‘소년이어’ 무대를 마친 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지드래곤은 “저는 지드래곤이고 본명은 권지용이다”라고 말문을 열고 “여러분은 지금 인간 권지용의 첫 번째 콘서트를 관람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전 나온 앨범이 여러 곳에서 1위를 했다고 들었다”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여러 일들이 있어 힘들었는데, 좋은 소식이 들려 좋다. 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공연을 열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지드래곤은 본격적이 공연에 앞서 자신의 신보 ‘권지용’을 소개했다. 지드래곤은 “어느 순간부터 지드래곤이라는 이름으로 대중 앞에 서다보니 과연 제 본 모습인 권지용은 어떤 아이었을까 궁금해졌다”며 “(앨범을 준비하는 것이) 나를 찾아서 돌아보고 몰랐던 나를 찾는 값진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앨범 발매 직후 개최된 이번 콘서트는 이러한 앨범 ‘권지용’과 맞물린 공연이다. 콘서트 타이틀인 ‘모태’(M.O.T.T.E)는 ‘모멘트 오브 트루 더 엔드’(MOMENT OF TRUTH END)의 약자인 동시에 ‘모태’(母胎)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아티스트 지드래곤의 화려한 삶과 서른 살 권지용의 고독이 함께하는 공연인 셈이다. 이번 공연에서 지드래곤은 ‘하트브레이커’부터 ‘무제’까지 자신의 솔로 트랙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가수 CL과 아이유가 게스트로 깜짝 등장해 지드래곤과 색다른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다.

아티스트 지드래곤으로 신곡 ‘개소리’의 강렬한 무대를 선보인 지드래곤은 잠시 권지용으로 관객 앞에 서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여러분들 덕분에 굉장히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꿈에서 사는 기분이다”라며 “그런데 계속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 이제 가끔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잘 모르겠다는, 이상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앞으로도 허름한 모습의 권지용이든 화려한 모습의 지드래곤이든 그게 누구건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지드래곤은 무대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묻는 동시에 답했다. 자신을 둘러싼 잡음에 무대로 답한 것. “저는 권지용이며 지드래곤이고 여러분이 보고 계신 이게 전부일 뿐”이라는 말이 그에 관한 유일한 진실이 아닐까.

서울 공연 이후 지드래곤은 총 19개 도시에서 솔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추후 개최 도시가 추가될 예정이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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