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미르 기자]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폭행’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법적 처벌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강원 춘천시 수변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에서 정신질환자 김모(40·여)씨가 세 살짜리 아이를 ‘묻지마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김씨는 A군(3)의 머리를 때리고. 발로 걷어찬 혐의를 받고 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김씨는 10여 년간 정신병원 입·퇴원을 수차례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가족은 지난 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고 상황을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김씨가 아이에게 다가와 말을 걸길래 귀엽다고 말해주는 어른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의 머리를 내리치고 발길질을 했다”며 “김씨는 제압당하고 난 이후에도 계속 웃으며 장난스럽게 대답하는 등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만 3세의 작은 아이를 아무 이유 없이 발로 차는 사람이 사회에 돌아다닌다는 것은 용납하지 못할 일”이라며 “아이에게 가한 폭력은 가중처벌이 되어야 마땅하다. 아이가 많이 다치지 않아 죄질이 가볍다고 판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호소했다.

현재 A군은 심리적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 A군의 어머니(33)는 “아이가 혼자 있을 때 반복적으로 킥보드, 경찰 얘기를 꺼내며 불안해하고 있다”며 “사고 첫날에는 아이가 한 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요즘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자기 얼굴을 때리며 ‘이렇게 맞았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가족은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A군의 어머니는 “이번 사건은 아동범죄이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묻지마 범죄’이기 때문에 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추후 가해자가 구속되더라도 정신질환자의 2차 범행을 막기 위해 사회 격리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폭행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실제 법무부가 발표한 ‘2016년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6301명이던 정신질환 범죄자는 2015년 7016명으로 전년 대비 11.3% 늘어났다. 정신질환자의 전체 범죄 중 폭행은 12.1%(848명)를 차지했다. 이는 절도 24.9%(1749명)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하지만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강력한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행 헌법상 심신미약으로 인한 정신질환자의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는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후적 조치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광도 대구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정신질환자 범죄가 늘고 있지만 피해자가 느끼는 충격에 비해 중한 형벌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큰 틀에서 범죄 피해자 치료 지원 프로그램을 늘리고 가해자의 처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피해 에방 차원에서 정신질환자를 멀리하고 심신미약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있으면 자극하지 말고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m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