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에 휴식 접목…유통업계 통큰 투자 이어져

쇼핑에 휴식 접목…유통업계 통큰 투자 이어져

기사승인 2017-06-20 05:00:00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 민 모(35)씨는 쇼핑을 하다 보면 쉽게 피곤해져 휴식 공간을 찾아 헤맨다. 어떤 곳에서는 앉을 자리와 휴식 공간을 넉넉히 두어 피곤한 다리를 쉴 수 있지만, 어떤 곳은 좀처럼 쉴 곳을 찾기 어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몰 내 입점한 까페를 찾기도 한다. 민씨는 "휴식 공간이 있는지 없는지가 내게는 쇼핑을 중요한 요건"이라며 "쇼핑하면서 일하듯이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씨와 같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대형마트와 몰이 휴식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고객이 주로 1층을 까페와 같은 휴식공간으로 비우거나 서점을 들여와 읽을거리와 함께 충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고객은 쇼핑을 즐기듯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필드 코엑스몰은 지난달 31일 쇼핑몰의 중심부인 센트럴 플라자에 독서를 중심으로 문화 체험과 휴식을 할 수 있는 ‘오픈 라이브러리’를 선보였다.

총면적 2800㎡에 2개 층으로 구성될 ‘오픈 라이브러리’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으로 13m 높이의 대형 서가 3개를 중심으로 라운지형, 테이블형 등 다양한 책상과 의자를 배치해 독서는 물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 공간이다.  

전 장르에 걸쳐 총 5만여 권에 달하는 책을 비롯 아이패드를 활용해 책을 볼 수 있는 최신 eBook 시스템까지 갖췄다. 특히 해외 잡지를 비롯한 400여 종의 최신 잡지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잡지 코너를 준비했다. 

이 공간에는 서재와 같이 편한 분위기 제공을 위해 은은한 간접 조명을 도입했으며, 독서 관련 모임을 진행할 수 있는 독립된 커뮤니티 공간도 별도로 배치했다. ‘오픈 라이브러리’ 책들은 유명인사들의 도서, 일반 시민들과 임직원들의 도서 기부를 통해서도 마련해, 함께 만드는 공간으로 의미를 높일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6월 한달 간, 책을 3권, 6권, 9권 기부할 때마다 음료, 케익, 아이스크림 등을 살 수 있는 F&B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만드는 등 나눔의 의미도 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이미 대형마트 1층을 휴식공간으로 만드는 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4월 오픈한 롯데마트 양평점은 식물을 이용해 대형마트의 가장 중요한 공간인 1층을 도심 속 숲 공간으로 꾸며 주목을 받았다. 

고객이 정문을 통해 1층으로 들어서면 매장 전체가 나무, 담쟁이 덩굴 등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만나게 된다. 중앙에 자리 잡은 계단형 좌석은 바닥 높이를 다양하게 구성해 자유롭게 앉아 스크린에 비치는 자연 풍경을 감상하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특정 매장에 속한 좌석이 아닌 고객 누구나가 자유롭게 앉아서 쉴 수 있다.
 
또 자연 채광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오픈형 테라스를 적극 도입하는 한편, 매장 중앙에서는 피아노 연주가 들리며 은은한 식물향으로 작은 공원을 만들었다. 

롯데마트는 이 공간을 ‘어반 포레스트(Urban 4 rest)’라고 이름 붙였다. 도심 속에서 ‘건강한’, ‘자연과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는’, ‘나의 스타일을 위한’ 네 가지 휴식(Rest) 가치를 제공하며, 도심 숲(Urban Forest)으로 읽힐 수 있도록 이름 붙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쇼핑도 일로 여기게 된 상황을 극복하고자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것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고객이 편하게 쉬고 즐길 수 있는 매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스퀘어는 지난 5월 CGV의 신개념 만화카페 ‘롤롤(lolol)’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만화와 함께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타임스퀘어 (CGV) 6층에 위치한 ‘롤롤’은 내 집 안방처럼 편하게 만화를 보며 뒹굴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꾸며졌다. 순정·로맨스, SF·판타지, 액션·무협 등 13가지 섹션으로 총 1만 6000여 권의 만화가 구비돼 있으며, 극장 속 만화 카페답게 ‘마블’, ‘DC 코믹스’, ‘웹툰’, ‘그래픽노블’ 등 영화 원작이 된 만화도 읽을 수 있다. 소장가치가 높은 '원피스', '스타워즈' 피규어 등 만화 캐릭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CGV는 고객들이 자유롭게 만화를 즐길 수 있도록 'C, G, V, F, U, N' 알파벳 디자인으로 만든 2~3인용 토굴, 안락한 개인용 빈백(Beanbag) 등으로 공간을 채웠다. 매장 한 편에서는 라면, 떡볶이, 피자 등을 판매하며, CGV 매점 내 인기 메뉴인 팝콘, 핫도그, 나쵸 등과 커피, 맥주 등 다양한 카페 메뉴들도 맛볼 수 있다.
 
CGV영등포 이용 고객은 시간당 1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으며, 해피 아워 시간인 평일 11시~13시 입장 고객에게는 시간당 2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오픈을 기념해 오는 31일까지 타임스퀘어 당일 영수증 지참 고객에게도 시간당 1000원 할인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며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서적, 만화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하거나 식물을 마련해 편안한 시간을 즐기며 쇼핑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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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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