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출시 직전 주춤한 엔씨…‘거래소’ 심의 이후로 미뤄

‘리니지M’ 출시 직전 주춤한 엔씨…‘거래소’ 심의 이후로 미뤄

기사승인 2017-06-20 18:43:52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엔씨소프트가 올해 최대 야심작 ‘리니지M’ 정식 서비스를 몇 시간 앞두고 ‘거래소’ 시스템을 보류해 높은 기대감에 다소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됐다.

21일 자정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M은 PC 온라인용 원작 ‘리니지’ 느낌을 스마트폰에서 구현한 게임으로 기대를 모았다. 사전예약 참여도 400만을 넘어 국내 게임업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넷마블게임즈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IP(지적재산권)을 기반으로 선보인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어 리니지M과의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첫 달에만 2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고 현재까지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는 정식 서비스를 9시간도 채 남기지 않은 20일 오후 3시 28분경 공지를 통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분류 기준에 따라 교환 및 거래소 콘텐츠의 경우 오픈 시점이 아닌 게임물 관리 위원회의 등급 심사 이후에 고객 여러분들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템 교환과 거래소 시스템은 리니지M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차별화 요소로 꼽혀왔다. 여러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아이템과 재화를 교환하는 시스템은 PC 온라인에서도 MMORPG의 필수 요소였다.

앞서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에 적잖은 자극을 받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으로 모바일에서 본격적인 MMORPG를 보여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모바일 게임에 상대적으로 늦게 진출한 만큼 추격을 위한 준비 기간도 길었다.

지난달 리니지M 쇼케이스 행사에서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리니지M의 주요 특징은 원작과 유사한 그래픽과 느낌, 자유도 높은 플레이, 모바일에 적합한 새 조작 시스템과 커뮤니티 앱 지원 등이었다.

이 중 MMORPG 장르의 가장 큰 구성 요소로도 꼽히는 자유도는 리니지2 레볼루션과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리니지2를 소재로 화려한 그래픽과 액션을 가미, 모바일로 재해석된 MMORPG라면, 리니지M은 원작의 요소를 최대한 계승한다는 방향성을 가졌다.

이 같은 자유도가 적용된 대표적인 시스템인 아이템 거래와 오픈필드에서의 PvP(이용자 대전)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MMORPG 게임들이 지원하지 않는 개인 간 거래까지 구현해 ‘자유 시장 경제’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이처럼 강조된 거래 시스템의 핵심 콘텐츠인 거래소가 보류된 것은 엔씨소프트가 밝힌 것과 같이 게임위의 등급 판정 때문이다.

게임위는 지난달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게임 내 거래소에서 현금 구매가 가능한 ‘블루다이아’ 아이템을 재화로 사용 가능한 부분을 문제삼아 기존 ‘12세이용가’에서 ‘청소년이용불가’로 등급을 조정했다. 이에 넷마블은 거래소 운영을 중단하고 이를 수정한 안을 게임위에 제출 재심사를 요청한 상태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사후검열의 ‘철퇴’를 맞자 엔씨소프트도 유사한 시스템을 갖춘 리니지M의 흥행에 발목이 잡힐까 신경을 써왔다. 출시를 며칠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도 등급과 관련된 검토 사항을 외부로 공개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였다.

엔씨소프트는 거래소 부분에 대한 게임위의 별도 심사를 거쳐 향후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일단은 늦어도 다음달 5일까지 심사 과정을 마치고 준비한 거래소 시스템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리니지M의 거래소 시스템이 청소년 이용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을 경우에는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에 업데이트 등을 통해 무리 없이 구현 가능할 전망이다.

만약 청소년 이용불가 콘텐츠로 분류될 경우에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 대폭 수정을 더한 거래소 시스템으로 다시 심사를 받는 경우와 ‘성인용’ 별도 빌드 운영을 통해 거래소를 선보이는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후자의 경우 넥스트플로어에서 ‘데스티니차일드’의 등급이 다른 별개 게임을 서비스하는 선례를 보여준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위에서 권고하는 등급 분류 기준을 충실히 이행할 예정이며 고객님들께서 게임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하겠다”면서도 “거래는 게임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만큼 이러한 가치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리니지M 정식 버전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사전 다운로드 가능하며 자정부터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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