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인기 있는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되는 드라마는 장단점이 분명하다. 이미 알려진 만큼 많은 시청자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기대치를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지난해 방송된 tvN ‘치즈인더트랩’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캐스팅 단계부터 ‘치어머니’라 불리는 팬들이 개입했고, 내용 전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가며 논란이 일어났다.
첫 방송을 앞둔 tvN 새 월화드라마 ‘하백의 신부’도 마찬가지다. 윤미경 작가의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한 ‘하백의 신부’는 이미 캐스팅 단계부터 여러 번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하며 화제를 모았다. 배우들의 싱크로율과 원작 구현, tvN ‘도깨비’와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연출을 맡은 김병수 감독은 “욕을 많이 먹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27일 오후 2시 서울 언주로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하백의 신부’ 제작발표회에서 김 감독은 “‘치즈인더트랩’이 그랬듯 인기 있는 원작을 드라마로 만들었을 때 싱크로율 문제로 논쟁이 많았다”며 “캐스팅을 하면서 딱 한 가지, 신 같은 미모와 멋있음을 찾는 것에 중점을 뒀다. 선입견이 없는 풋풋한 배우들과 함께하며 판타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들의 세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원작을 드라마로 구현하는 부담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김 감독은 “원작에 등장하는 신들의 세계인 수국을 구현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원작의 주인공 이름과 직업 등 가장 중요한 요소만 차용해서 현실적인 스핀오프 드라마를 만들고자 했다. 수국에 대해 잘 표현하는 건 영화나 다른 콘텐츠에 양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 다루는 신과 인간의 사랑이 올해 초 방송된 ‘도깨비’를 떠오르게 하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물의 신 하백 역을 맡은 배우 남주혁의 대사 톤이 ‘도깨비’ 속 공유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도깨비’에 대한 부담감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도깨비’가 나온 후 대본 수정을 많이 했다”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드라마를 통해 신은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옆에 있어 주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백 역을 맡은 남주혁도 “나만의 하백을 만들기 위해서 준비했다”며 “방송이 시작되면 전혀 다른 캐릭터로 봐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백의 신부’는 인간 세상에 내려온 물의 신(神) 하백(남주혁)과 대대손손 신의 종으로 살 팔자지만 극 현실주의자인 척하는 여의사 소아(신세경)의 코믹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tvN ‘인현왕후의 남자’와 ‘나인 : 아홉 번의 시간 여행’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인 김병수 감독과 tvN ‘미생’을 집필한 정윤정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tvN 월화드라마 ‘써클’ 후속으로 다음달 3일 오후 10시5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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