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유수환 기자] 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현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SK증권은 인수 후보자들의 부적격성 문제로 안팎에서 반발하고 있고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아직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 내부의 반발과 적격성 논란 외 시장의 반응도 다소 냉랭하다는 평가다. 매각이 지지부진해지자 주가 흐름도 주춤한 상황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 인수 합병 최대어로 불리는 SK증권 매각이 안팎의 반발로 주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증권 매각이 당초 예상과 달리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인수후보자들의 적격성 논란도 있지만 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다는 평가에서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 등 대형증권사가 SK증권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는 공시를 통해 SK증권의 인수를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결국 최종 인수후보자로 호반건설, 케이프투자증권, 사모펀드 큐캐피탈이 선정됐다. 하지만 SK증권 노조 등 내부에서 인수 후보로서 부적격하다는 입장을 내놓아 난항에 빠지게 됐다.
게다가 SK증권 개미투자자(소액주주)들도 “이번 SK증권 지분매각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SK증권 소액주주들은 이달 15일과 16일에 각각 SK증권 매각반대를 위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문제는 SK증권의 매각이 불발될 경우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산업지주가 금융사를 소유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SK증권 내부에서는 매각 자체는 받아들이더라도 좀 더 나은 회사가 인수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유예 신청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SK는 지난 2015년 SK C&C와의 합병으로 일반지주회사로 전환, 금융자회사인 SK증권 지분 10%를 매각해야 한다. 만약 SK가 8월 2일까지 증권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법 위반으로 최대 38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회사는 금융 자회사의 주식 처분이 곤란한 경우 공정위의 승인을 얻어 2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하이투자증권도 희망퇴직 등을 진행하면서 매각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 지난해 케이프투자증권이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은 희망퇴직과 지점 5곳 통폐합 등을 추진하면서 매각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인수를 희망하는 후보자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하이투자증권은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인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고 내부에서도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인수하겠다는 후보자도 별로 없고, 내부에서도 매각이 될 경우 퇴직연금 등이 보장되기 어렵다는 우려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에 재무상황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한국기업평가연구원 이용훈 선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중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관련 추가 손실 인식과 구조조정에 따른 명퇴비용 등으로 인해 올해 저조한 수익성 시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달 매각을 추진했으나 결국 불발됐다. 지난 6월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와 지분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본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인 LS네트웍스는 다시 공개 매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언제 매각에 성공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중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당초 전망보다 저평가됐다”면서 “또한 이베스트주자증권의 대주주도 좀 더 나은 인수자를 희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매각 추진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주가도 주춤하고 있다. SK증권의 주가는 공개 매각 소식이 본격화된 지난달에는 상승했으나 인수 후보자들이 최종 결정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K증권 주가는 매각 소식이 나왔던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올랐다. 특히 공개 매각 추진 소식이 탄력을 받은 지난달(27일)에는 3개월 전(4월 11일 기준, 1125원) 대비 약 67.55% 상승한 1885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인수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나자 하락 전환했다. 7월 10일 기준 SK증권 주가는 1495원이다.
하이투자증권도 매각을 추진한 지난해부터 주가가 하락세다. 하이투자증권의 주가는 이달 10일 종가기준으로 619원으로 1년 전(2016년 7월 10일 기준) 주가(697원) 보다 11.19% 감소했다. 코스피활황으로 증권사의 주가도 반사이익을 얻는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시가총액도 줄어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이달 10일 기준 시가총액은 2485원으로 1년 전(2798원)에 비해 12.59% 감소했다.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