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조현우 기자] 지난 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최저임금 6470원 대비 16.4% 인상된 금액으로 2007년 12.3%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나 영세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 간의 의견 대립이 분분하다.
가맹점주나 자영업자들은 결국 아르바이트생 근로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으며 수익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알바노조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과도하다며 고용의 질이 오를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 점주들 "최저임금 상승, 직원복지 나빠질 수밖에" 하소연
경기도 한 대학교 앞에서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31)씨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고민이 많다. 지방이라 보증금과 월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자영업이라 프랜차이즈의 물류마진과 광고비 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인건비 상승은 현실적인 부담이다.
학생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손이 모자라 주방 이모 한 분과 서빙 아르바이트 한 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를 경우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품 가격을 올렸다가는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경쟁가게에 손님을 빼앗길까 무서워 이도저도 못하는 실정이다.
손님이 적은 저녁시간에는 혼자 가게를 지키며 본인이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매일 아침 식재료를 구매하고 다듬다보니 가게 오픈 시간 전부터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뒷정리를 하고 퇴근할 때면 12시간 가깝게 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최 씨는 “내년 인상된 7530원은 그렇다 쳐도 1만원으로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에 대비해 고민이 많다”면서 “직원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주먹밥을 제외하든지 알바생 근로시간을 줄이든지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프랜차이즈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6470원인 최저시급을 정부가 2020년까지 3530원 증가해 1만원까지 올릴 경우 가맹점의 수익감소가 최대 10.3%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세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나 자영업자들은 직접적인 ‘생존권’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프랜차이즈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편의점, 문구점, 한식, 제빵, 치킨, 커피전문점 등 주요 프랜차이즈 12개 업종을 조사한 결과 실질적으로 점주가 손에 쥐는 영업이익은 편의점이 186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커피전문점은 2210만원, 분식 2270만원, 주점 2350만원, 치킨 2360만원, 피자·햄버거 2520만원 순이었다. 요식업 특성상 휴무일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수익은 더 떨어지는 셈이다.
특히 배달이 필수적인 치킨, 피자 프랜차이즈의 경우 최소 1명 이상의 아르바이트생이 필요하다. 점주가 일을 하더라도 최소 10시간의 인력운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하루 최대 5만6480원, 한 달 최대 170만원 가까운 추가 비용이 늘어난다. 아르바이트생이 늘어날수록 부담은 커진다.
◇ “최저임금 탓으로 몰지 말아야… 물류마진, 임대료가 문제”
알바노조는 최저임금과 가맹점주의 수익성 악화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알바노조 관계자는 “필수재료를 통한 유통마진과 과도하게 책정된 임대료가 실질적인 부담이다”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회적 부작용을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과 미국 등 외국의 경우 최저임금제 도입·인상 후 오히려 고용의 질은 올랐다”며 “(우리나라) 저소득 문제가 심각하고 이로 인한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 1만원의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살펴보면 현재 인상 수준이 적정하다는 목소리가 조금 더 높게 나오고 있다.
온라인 조사회사 피앰아이(PMI)가 설문조사 플랫폼인 ‘틸리언’을 통해 20대부터 50대 남녀 3200명에게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44.3%가 ‘현재 인상 수준이 적정하다’고 대답했다. 이어 ‘현재 인상 수준이 낮다’가 31.8% 였으며 ‘인상 수준이 높다’는 23.9%에 불과했다.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1만원 이상 1만2000원 미만’이 36.3%로 가장 많았으며 ‘9000원 이상 1만원 미만’이 36.2%로 나타나 1만원 언저리 임금의 현실화를 대부분 지지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부분 가맹점으로 이뤄진 만큼 상품판매로 얻는 이익을 그대로 가져가지 않는다. 필수재료나 계약에 따른 수익배분 이후 인건비를 지급하고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따라서 물류마진을 줄이고 과도한 광고비 집행을 축소하는 등 현실적으로 개정이 이뤄진다면 ‘상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인 반작용에 대한 대책을 우선 설립한 뒤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지지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이 먼저 선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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