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투톱 체제 운영 증권사 눈길…KB·미래에셋·대신·신영

CEO 투톱 체제 운영 증권사 눈길…KB·미래에셋·대신·신영

기사승인 2017-07-24 05:00:00

[쿠키뉴스=유수환 기자] 기업 및 금융업계를 둘러보면 회사를 이끌어가는 최고경영진(CEO)가 각자 대표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삼성물산의 경우 최치훈 대표이사를 비롯해 4인이 부문별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자회사 에스티팜도 2인 대표체제를 구성하고 있다.

증권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 KB증권, 신영증권, 대신증권 등이 이같은 투톱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오너일가가 대표이사인 경우나 그룹 내 발언권과 영향력에 따라 각 CEO들의 입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 미래에셋대우, 최현만·조웅기 각자대표 체제…사실상 최현만 원톱  

지난해 통합된 미래에셋대우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회장이 실질적인 좌장을 맡고 있으나 경영을 책임지는 등기이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최고 경영진은 최현만, 조웅기 대표이사라고 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부문별로 경영을 책임지는 각자대표 체제이지만 그룹 내 입지는 최현만 수석부회장(대표이사)이 압도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A증권사 관계자는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창립 멤버이자 그룹 내에서 박현주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라며 “그는 박현주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그룹이 매머드급 금융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현만은 지난 2012년 미래에셋증권에서 미래에셋생명으로 이동하면서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이후 그는 지난해 4년 만에 미래에셋증권으로 복귀하면서 회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진이 됐다. 

그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주식부자로 꼽히는 경영자이기도 하다. 2분기 공시에 따르면 박 회장의 의결권 있는 주식은 32만7628주다. 


KB증권, 비성골 KB증권맨으로 구성…올해 말 연임 여부 ‘귀추’

지난해 합병한 KB증권도 2인 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KB증권의 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은 모두 성골 KB증권맨은 아니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력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윤경은 사장은 1987년부터 증권맨으로 활동하면서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솔로몬투자증권 대표이사, 구 현대증권의 대표를 역임했다. 

전병조 사장은 행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장을 맡은 적이 있다. 그는 공직을 그만둔 이후 2008년부터 NH투자증권에 IB부문 전무로 금융투자업계에 활동했다. 이어 대우증권IB부문 부사장. (합병 전) KB투자증권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KB증권의 각자대표 체제는 투톱 경영을 통한 경쟁 방식을 통해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사람 모두 임기는 1년으로 올해 안에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신영증권, 오너와 전문경영인 동거체제

신영증권은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끄는 경영 구조다. 

지난 6월 9일 신영증권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신요환 사장을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영증권의 최대주주 원국희 회장이 47년 만에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으면서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끄는 대표이사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너2세 원종석 대표이사와 신 신임 대표이사의 각자 대표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신영증권의 새로운 조타수’ 신요환 대표이사는 29년전 신영증권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신영맨이다. 그는 지난 1988년 신영증권 기획조사부로 입사한 뒤 영업과 인사, 재무부서를 거친 증권업계 베테랑이다. 

오너2세 원종석 대표이사(부회장)는 1961년 생으로 원국희 회장의 아들이다. 그는 지난 1998년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후 기획조정실장,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사장 등을 거쳐 2005년 5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원 부회장은 원국희 회장(16.23%)에 이어 회사의 개인 최대주주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원 부회장의 지분은 8.11%다. 


대신증권, 젊은 오너 2세 양홍석·전문경영인 나재철 투톱 체제

대신증권도 신영증권과 마찬가지로 오너 경영인 양홍석 사장과 전문경영인 나재철 사장 투톱체제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양홍석 사장은 지난 2004년 작고한 양회문 전 대신증권 회장의 아들이다. 그는 37세 나이에 대표이사로 승진해 증권업계 최연소 사장으로 알려졌다. 양홍석 사장은 지난 2010년 대표이사 겸 부사장으로 선임됐으나 2년 후 등기이사직만 유지하고 대표이사 직에 물러났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14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나재철 대표이사와 함께 대신증권을 이끌고 있다. 

또 한명의 대표이사인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대신증권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은 ‘대신맨’이다. 1985년 공채로 입사해 2012년 5월 대표이사로 선임될 때까지 서울 강서 지역과 강남 지역 본부장, 리테일사업본부장, 홀세일사업본부장, 기업금융사업단장, 인재역량센터장 등을 거쳤다. 그는 오는 2018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한편 대신증권은 그동안 실적이 양호함에도 희망퇴직을 받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대형 증권사 가운데 지난 2014년(1분기 기준)부터 올해까지 가장 많은 직원 감축을 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1분기) 정규직 직원 수는 1803명이었으나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해 올해 1분기 1243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3년 동안 약 56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거나 계약직으로 강등된 셈이다. 

반면 오너 및 임원들의 연봉은 직원들이 희망퇴직 및 구조조정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등기이사들의 평균 연봉은 11억8400만원이었으나 2016년 말 평균 연봉은 15억800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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