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사드 타격에 희비…성패는 '면세채널 비중'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사드 타격에 희비…성패는 '면세채널 비중'

아모레의 면세채널 비중이 더 높아…하반기 전략에 몰두

기사승인 2017-07-27 10:05:06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K뷰티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라는 정치적 문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 고전하고 있다. 올 지난 3월부터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하며 사드 영향이 본격화되어 화장품 업종에서 신음성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화장품과 면세사업 비중이 높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직격타를 맞았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부문 매출액이 감소하는 일부 타격을 받았다.  

하반기에도 사드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양사는 어떻게 전략을 세워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에 들어갔다. 브랜드와 채널 정비, 글로벌 시장 다각화 등으로 신성장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 사드 사태에 아모레 직격탄…면세채널과 명동 오프라인 매장 실적 하락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K뷰티 업체인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1조4130억원, 영업이익은 13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7.8%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57.9% 하락했다. 

1분기와 2분기를 더한 상반기 실적은 3조2683억원으로 6.1%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5089억원으로 30.2% 하락했다. 이는 증권업계의 컨센서스마저 밑도는 실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아모레퍼시픽은 대부분의 포트폴리오가 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은 화장품 분야에 집중되어 있어 사드로 인한피해가 더 컸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의 경우 면세채널의 비중이 10%대이지만 아모레의 경우 30%에 육박하는 정도로 높은 편"이라며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수익이 더 컸던 만큼 피해가 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상반기 매출액이 2조 774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 감소한 4184억원이었다. 

이외에 따로 나와 있는 독립 화장품 계열사의 감소폭은 더 심했다. 이니스프리는 매출액 3518억원(-12%), 영업익 685억원(-40%)였다. 에뛰드는 매출액이 1399억원(-16%), 영업익 83억원(-66%)로 감소폭이 컸다. 명동 등에서 중국인 개별관광객에 의존하는 수입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모레의 경우 화장품 비중이 높은데다 면세채널의 비중이 LG생활건강보다 높고, 중국에서의 직접 사업보다는 국내에서의 사업 비중이 높아 이 같은 결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서울 명동 등 주요 중국인 상권에 입점돼 있는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중국인 개별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 같은 실적 발표 시기에 앞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씨가 지난 6월 아모레퍼시픽을 퇴사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오산 뷰티사업장 SC제조기술팀에서 근무하던 서씨는 학업에 정진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을 떠났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실적에서의 문제는 면세 채널에서의 하락이 영향을 크게 미친 것 같다"라며 "그래도 펀더멘털(기본기)이 나쁘지 않은 만큼 하반기에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LG생활건강, 직구는 빗겨갔다…중국 내부 사업 확대에 선방  

LG생활건강은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줄어든 1조5301억원, 영업이익은 3.1%가 늘어난 2325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부문만 보면 2분기에 매출은 7812억원, 영업익은 1487억원으로 각각 4.7%, 2.7% 줄었다. 사드 타격을 일부 받았다. 

그나마 1,2분기를 묶은 상반기 매출액 3조1308억원으로 1.9% 올랐고, 영업이익은 7.3% 오른 4924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상반기 화장품 부문만 보면 매출액은 1조6354억원으로 4.7% 줄었고, 영업이익은 325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5% 증가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사드의 타격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화장품 부문만 있는 게 아니라 생활용품과 음료사업까지 갖고 있고, 면세채널 비중도 아모레보다는 적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도 중국인 관광객 급감의 영향을 받아 면세 채널에서의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했다. 다만 LG생활건강은 면세점 구매 수량 제한을 거는 등으로 객단가를 높이며 타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국내 사업 비중을 줄이고 중국 법인을 통해 '후'와 '숨' 브랜드를 고급브랜드로 육성하며 중국 백화점 매장을 늘리고 온라인 마켓 입점도 실시해 해외에서도 매출을 키워 가며 사드 피해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에서는 영업이익이 늘어 화장품 부문의 약세를 도와주고 있다. 생활용품 사업은 상반기 매출 8036억원, 영업익 9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2.1% 성장했다. 음료는 매출 6918억원, 영업익 7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28.2% 성장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현지 럭셔리 매출이 올라가고 국내 백화점, 방문판매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업 확대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