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신동빈 회장 독대 말씀자료, 롯데 측 문건 참고해 작성

박근혜 전 대통령 -신동빈 회장 독대 말씀자료, 롯데 측 문건 참고해 작성

기사승인 2017-07-28 20:47:29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단독 면담을 위해 청와대에서 작성한 말씀자료가 롯데 측의 '면세점 제도개선' 문건을 반영한 것이라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최모 전 청와대 금융비서관실 행정관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신 회장의 재판에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최 전 행정관은 지난해 3월14일 있었던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단독면담을 위한 '대통령 말씀자료'를 작성한 인물이다.

검찰이 이날 공개한 말씀자료를 보면 롯데그룹의 주요 현안으로 '시내면세점(롯데월드타워) 현황 및 제도개선 건의'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당시는 롯데 월드타워점이 2015년 11월 면세점 사업자 재심사에서 탈락해 직원 고용, 매출 하락 등의 문제가 닥쳤던 시기다.

말씀자료에 담긴 롯데 측의 단기적 요청 사항은 정부부처의 재량으로 월드타워의 영업을 연장해주거나 신규 특허를 발행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장기적으로는 관련 법률을 개정해 면세점 특허제를 신청제로 변경해달라는 요청이 담겼다.

최 전 행정관은 이에 대해 "지난해 1월21일 청와대 연풍문 카페에서 롯데 고모 상무를 만나서 전달받은 문건 내용을 요약해 담은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당시 롯데 상무가 최 전 행정관에게 건넨 자료의 내용은 그 전날인 20일 신 회장이 정희수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면담할 때 작성한 '미팅자료' 내용, 신 회장이 3월11일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을 면담할 때 만든 '미팅 자료' 내용과도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2월18일 고(故) 이인원 롯데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 면담을 위해 준비했던 건의사항에도 '월드타워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신규 승인 절차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이런 자료들엔 문구까지 거의 동일하게 단기적으론 롯데 월드타워점에 대한 영업연장과 신규특허 취득을, 장기적으로는 신고등록제로 바꿔달라는 건의 사항이 나온다"며 "롯데의 총수인 신동빈 회장이 이걸 인식하지 못했다는 건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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