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수입 맥주에 밀려 위축됐던 국산 맥주가 신제품과 수제 맥주 강세에 힘입어 점유율 회복에 나섰다.
◇ 매년 늘어나는 수입 맥주… ‘국산VS수입 반반 싸움’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A 대형마트 기준 전체 맥주 판매량 준 국산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55%를 기록하며 수입 맥주를 넘어섰다. 이는 대형마트 기준 44%로 밀려 안방을 내줬던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이다.
B 대형마트 기준 국산 맥주 판매량도 1월 52.6%에서 2월 47.0%, 3월 45.2%, 4월 43.9%로 줄었다가 5월 49.6%, 6월 53.2%로 수입 맥주 판매량을 넘어섰다.
그간 국산 맥주는 할인공세와 다양성을 앞세운 수입 맥주에 밀려 부침을 겪었다. 실제 2008년 3937만 달러, 우리 돈으로 440억8000만원 수준이었던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2033억1500만원으로 361.2% 늘어났다.
맥주 수입량도 2015년 17만톤에서 지난해 22만556톤으로 일 년 사이 29.7% 늘어났다. 이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국산 맥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으로 ‘4캔에 만원’ 등 가격경쟁력과 다양한 제품라인을 갖췄기 때문이다.
전체 시장에서 수제 맥주가 차지하는 부분은 지난해 10%, 올해 20% 수준으로 전망되는 정도지만 음식점에 납품되는 업소용 주류를 제외한 편의점·대형마트 점유율은 이미 ‘반반 싸움’인 상태인 셈이다.
편의점·대형마트·일선소매점 등을 포함한 전체 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신제품이 판매 신장을 이끌고 있다.
4월 25일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발포주 필라이트는 출시 2달만인 6월말 기준 누적 판매량 48만상자·1267만캔 판매고를 달성했다. 기존 맥주보다 40% 이상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만큼 일각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누적 400만상자, 2018년 600만상자 판매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월 출시한 롯데주류 피츠 역시 공격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으로 한 달 만에 330㎖ 기준 1500만병 판매를 기록했다. 사 측은 론칭 초기 물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던 기존 신제품들과는 달리 영업망을 최대한 활용해 소비자들이 빠르게 맛볼 수 있도록 영업·마케팅·홍보 활동에 집중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했다.
◇ 규제 풀린 수제 맥주, ‘반격’ 선봉장
관련업계에서는 대형마트에서 국산 맥주가 점유율을 회복한 이유를 ‘수제 맥주의 강세’로 꼽았다. 기존 맥주 시장 전체 규모에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수제 맥주 소비가 파이 확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2년 7억원 수준이었던 수제 맥주시장은 2014년 맥주 양조유통에 관한 주세법 개정 이후 200억원 규모로 팽창했다. 주세법 개정으로 인해 하우스맥주의 외부유통이 가능해지면서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이다.
또 지난 2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수제 맥주의 일반소매점 판매가 허용되면서 판매에 날개를 달게 됐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국산맥주 점유율이 회복되기 시작한 시점과 들어맞는다.
여기에 지난달 27일과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간의 ‘호프미팅’에 등장한 수제맥주 ‘강서맥주’와 ‘달서맥주’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한 편의점 기준 호프미팅 첫날 강서맥주 매출은 전 주 대비 42%, 28일에는 76%로 폭등했다. 달서맥주 역시 같은 기간 39%와 68%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펍 등에서만 맛볼 수 있던 수제 맥주가 규제완화로 판매채널이 다양화 된 것이 시장 신장의 가장 큰 요인”이라면서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기존 소비자들도 수제 맥주에 관심을 갖게 되는 효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맥주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여름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수제 맥주를 위시로 한 국산 맥주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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