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주류문화 변화와 판매량 감소 여파로 벼랑 끝에 몰린 위스키 업계가 활로를 찾기 위해 다양한 주종을 선보이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위스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어든 61만9341상자(500㎖×18병)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4.5% 줄었던 감소 폭이 올해 들어 더욱 커진 것이다.
2008년 284만1155상자로 고점을 찍은 위스키 판매량은 급격히 줄어 2013년 185만600상자, 2015년 174만8330상자, 지난해 166만9039상자로 8년 연속 하락세를 그렸다.
부정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술자리가 사실상 줄어든 데다 저도주·혼술 등의 주류 문화가 확산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같은 기간 알코올 도수 40도 미만의 저도 위스키 판매량이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였지만 시장 위축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디아지오의 올해 1분기 위스키 출고량은 전년 대비 9.6% 줄어든 13만4100상자에 그쳤다. 페르노리카 역시 8만2600상자로 같은 기간 9.5% 출고량이 꺾였다. 골든블루 전년 동기 2.8% 늘어난 8만800상자를 기록했다.
윌리엄그런트앤선즈는 글렌피딕과 그린자켓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기준 67.9% 성장하며 업계 5위로 뛰어올랐지만 출고량은 4만9684상자로 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판매 절벽’이 이어지면서 실적개선을 위해 위스키업계는 저도주·저용량에 이어 다른 주종을 적극적으로 유통·판매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아이리시 맥주를 수입·판매하고 있다. 2000년대 초 선보였던 흑맥주 ‘기네스’가 성공하자 지난해 11월 아이리시 라거 맥주 ‘하프’와 크림 에일맥주 ‘킬케니’를 선보였다. 여기에 맥주 성수기를 맞아 소설가 김영하와 배우 배정남을 기네스 모델로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골든블루는 전통주 생산업체인 오미나라 제품을 올해 연말부터 판매에 나선다. 희석식 소주·맥조 제조자만 가능했던 전통주 판매가 주세사무처리규정 개정안을 통해 지난 7월 1일부터 모든 주류 제조자로 가능하게 변경됨에 따라 전통주 판매 대행에 나선 것이다. 골든블루는 전통주 제품을 고급 패키지로 리뉴얼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소주시장에 진출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미 글로벌 본사 측으로부터 소주 제조업 진출을 승인 받고 업체 인수를 준비 중인 상태다. 현재 소주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희석식 소주가 아닌 위스키와 궤를 같이하는 증류 소주 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도수·저용량 위스키가 선방해주고 있지만 전체 시장의 위축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기존 소비자와 신규 소비자를 함께 잡기 위한 업계의 변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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