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잔혹사…국내 이어 해외서도 '레드 라이트'

면세점 잔혹사…국내 이어 해외서도 '레드 라이트'

롯데-신라 해외면세점 사업에 빨간불...안에서는 사드로 어려움

기사승인 2017-08-03 05:00:00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국내외로 면세점 사업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불어닥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한파에 해외 면세점 재입찰 탈락까지 먹구름이 끼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수카르노하타 공항면세점 영업을 종료했다. 롯데면세점의 첫 해외 진출지여서 아쉬움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곳이 문을 닫은 건 2012년 1월 31일 문을 연 지 5년 6개월만이다. 롯데면세점은 공항에서 실시한 기간 만료 뒤 재입찰에서 탈락해 면세 특허를 인도네시아 당국의 현지 기업에 내줬다. 

롯데면세점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공항점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시내면세점, 일본 간사이공항점, 일본 도쿄 긴자점, 괌 공항점, 베트남 다낭공항점,방콕 시내면세점 등 7개점으로 해외 지점을 확장한 바 있다. 이번 면세점 재입찰 실패로 6개 지점을 운영하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결과로 매출에 영향을 받을 예정이다. 이미 국내에서 사드 타격으로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실적에 좋지 않은 시그널을 더했다.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사드 타격이 본격화되면서 롯데면세점의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분기 호텔롯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2억원 늘어난 1조608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085억원 줄어든 4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면세사업부문만 보면 매출액은 1조38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372억원으로 73.7% 줄었다. 

앞서 사드 타격을 받은 롯데그룹의 대표 계열사 롯데쇼핑의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4.3% 줄어든 6조9900억원,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873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롯데면세점의 타격이 불보듯 뻔하다는 평가다. 

롯데면세점의 특허만료 소식이 전해지자 롯데면세점과 함께 '국내 탑2'인 신라면세점의 해외 면세점도 주목받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마카오 공항점, 태국 푸켓점, 일본 도쿄 시내점 등 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무리 없이 운영하고 있지만 재입찰을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다. 

신라면세점도 국내에서 사드 타격을 받아 휘청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올 2분기 호텔신라의 매출은 8997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5.7%, 7.9%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면세유통사업부문의 매출은 7900억원,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전년비 47%나 급감했다. 

그나마 중국인 감소가 본격적으로 실현되기 시작한 2분기 실적이 전조에 불과했던 지난 1분기 실적에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텔신라 1분기 매출은 1조211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대비 14.9%, 48.2% 감소했었다. 면세사업부문 매출은 92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 감소한 169억원이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월 사드 타격을 고려해 면세사업자인 호텔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신용등급전망을 하향한 바 있다. 호텔신라는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내려갔고, 갤러리아타임월드는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인천공항면세점 임차료 부담과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 저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정된 투자부담에 따른 차입금 증대로 재무안전성이 현 수준 대비 떨어질 것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면세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일시적인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의 환경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공항공사의 매장 임대료를 감면하고 특허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 특허 기간 연장 방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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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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