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수학능력시험이 3개월 가량 남은 여름철. 인생의 큰 전환점에 있는 수험생들이 보다 건강한 여름을 나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그 어느 시기보다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각 진료과별 전문가들의 도움말을 통해 수험생들의 건강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수능 100일, 마음관리가 관건
수능과 같은 큰 시험을 앞둔 시기에서 우울증은 의욕과 집중력을 저하시켜 능력발휘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우울증은 ▲우울감과 무기력함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무가치감 ▲불안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이는 수험생이 가장 피해야 하는 적으로 치열한 경쟁과 승자만이 살아남는 입시풍토에 수험생의 정신건강은 위협 받는다.
우울증은 환자가 증상을 직접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을 둔 가족이라면, ‘무턱대고 괜찮겠지’라는 믿음보다 ‘잠은 잘 자는지’ ‘식사는 잘 하는지’ 등 기본적인 생활리듬부터 챙겨야 한다. 이외에도 수험생이 이유 없는 두통과 소화불량, 근육통, 답답함 등의 그 전에 없던 증상을 호소하면 아이의 마음에 귀 기울여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고3 수험생에게 가장 좋은 처방은 오랜 사랑이 기반된 신뢰와 공감”이라며 “평생을 지켜봐온 부모만이 알 수 있고 할 수 있는 말 한마디가 입시 스트레스에 놓인 자녀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부모가 자녀에게 ‘잘하고 있지? 믿는다.’ 등의 부담을 줄 수 있는 질문보다는 ‘잘하고 있어~. 많이 힘들지?’ 등 신뢰와 공감을 개방형 질문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수험생이 대화하고 싶은 타이밍인지 확인하고 공감이 우선되어야한다. 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가벼운 대화를 시작으로 모든 과정과 결과에서 ‘혼자’가 아닌 ‘함께’ 라는 마음을 전달해야 한다. 부모가 겪었던 입시 상황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면 사이클, 지금부터 관리해야
수능 100일은 많은 수험생들이 ‘열공’을 다짐하는 날이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학습시간을 배로 늘리거나 수면시간을 과도하게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 쉽게 지치게 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수험생활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4당5락(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탈락한다)은 옛말’이라고 강조한다. 김혜윤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단순 암기와 같은 단기기억이 당락을 좌우하던 예전에는 통했을지 모르겠으나 요즘 수능은 그렇지 않다”며 “수능에 있어 학습능률은 장기기억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느냐에 있다. 그런데 이는 충분한 수면시간이 확보돼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렘수면은 쉽게 말해 꿈꾸는 잠을 말한다. 보통 오후 10시에 잠에 들었다면 새벽 3시경 렘수면에 도달한다. 이 때 우리 뇌는 단기기억 저장소에 있던 기억들을 리마인드시켜 장기기억으로 옮긴다. 따라서 수험생들이라도 적정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면 사이클을 활용해 학습능률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특히 암기력이 요구되는 부분은 잠들기 직전 공부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김 교수는 “렘수면 중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는 현상을 활용하는 방법”이라며 “추상적 사고가 필요한 학습은 낮에, 암기력이 필요한 학습은 저녁에 하는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3개월 남은 시점에서 과도하게 수면시간 줄이는 것보다는 수면매커니즘을 바탕으로 시간을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밤낮이 뒤바뀐 수험생이라면 지금부터 시험시간에 맞게 수면습관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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