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복용 간손상 1000명 중 6명꼴…대규모 연구결과 발표

한약 복용 간손상 1000명 중 6명꼴…대규모 연구결과 발표

기사승인 2017-08-09 16:21:50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 발생 정도를 분석한 국내 최대 규모 관찰연구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 K-herb연구단 오달석 박사 연구팀과 대전대 한의과대학 손창규 교수 연구팀이 전국 10개 한방병원의 입원환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약 복용과 간 손상에 대한 전향적 관찰 연구 결과 6명(0.6%)에게서 간손상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간 손상을 보인 6명은 모두 50세 이상의 여성으로, 약물 자체 독성과는 상관성이 적은 특발성 형태(idiosyncratic type)였다.

입원환자 1000여명 이상 전국 단위의 대규모 간손상 임상연구는 이번 연구가 최초다. 해외 양방병원이 천연물의약품(Herbal medicine)을 대상으로 수행한 유사 연구 발병률은 스위스(1.4%), 프랑스(1.3%) 등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진행된 한약 간손상 연구는 간손상의 예들이 한약과 양약을 동시 복용한 경우가 많았고, 또한 음주를 비롯한 다른 외적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방병원 입원환자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주로 한약만을 투약하면서 15일 정도의 입원 기간이 예측되는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 혈액검사를 통해 간손상 발생률 및 임상적 특성을 분석했다.

지난 2013년 4월부터 2016년 1월까지 2년 9개월간, 15일(11일∼68일) 이상 한방병원에 입원한 환자 1001명(남자 360명, 여자 641명)을 대상으로 한약에 의한 간손상을 관찰했다.
연구 결과, 간손상이 발견된 6명의 50세 이상 여성들은 모두 입원 약 11~27일 사이에 간세포형 간손상(hepatocellular type)이 확인됐다. .

이들이 복용한 한약물에는 간손상을 일으키는 성분으로 알려진 피롤라이지딘 알카로이드(pyrrolizidine alkaloids)를 함유하는 경우는 없었고, 시간에 따라 간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학연 이혜정 원장은“한의학연을 중심으로 한의계가 다년간 힘을 모아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임상연구 결과를 얻은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축적된 과학적 근거는 향후 한약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컨소시엄을 이끈 연구책임자 대전대 손창규 교수는“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향후 한약 안전성 문제를 한의계가 체계적이며 과학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연구 의미를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한약종류와 연구대상 환자 군을 특정하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오달석 선임 연구원은 “랜덤하게 한약을 투여해서 큰 표본을 만든 연구로 아쉬운 점도 있다. 그러나 한약물이 가진 독성이 크게 높지 않다는 것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향후 간독성 예후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해당 질환자에게서 간독성이 일어나기 전 예측할 수 있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전문학술지인 ‘독성학 아카이브(Archives of Toxicology, IF 5.9)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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