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종로=이다니엘 기자] 슈퍼매치를 앞두고 양팀 감독과 핵심 공격수가 입을 열었다.
수원 삼성과 FC 서울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이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정원 감독, 조나탄, 염기훈(이상 수원), 황선홍 감독, 데얀, 윤일록(이상 서울)이 승리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두 팀은 이번 시즌 2차례 만났다. 3월5일 서울 홈에서 치른 1차전은 1대1 무승부였다. 이어 진행된 2차전에서는 서울이 2대1 원정전 승리를 따냈다.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균형추가 맞춰질 수도, 더 크게 기울수도 있다.
두 감독의 표정은 상반된다. 지난 시즌 서울로 부임한 황선홍 감독은 슈퍼매치에서 2승1무의 성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서정원 감독은 과거 최용수 서울 감독 시절부터 슈퍼매치에 임해 3승5무9패를 기록했다. 감독 대 감독 대결도 황 감독이 7승3무5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황선홍 감독은 “수원이 상승세다. 어제(FA컵)도 좋은 경기를 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올해 수원에게 지지 않았고 원래 수원에 강했다. 이번 경기는 서울이 이기는 걸로 하겠다”고 자신했다.
서정원 감독은 “올해 서울을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해 선수들도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전날 광주전에서 연장전 접전을 해서 체력적 부담이 있지만 선수들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저런 변명 없이 승리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매치는 개인 기록 대결로도 이목을 끈다. 득점 1위는 수원 소속 조나탄(19골)이 보유 중이지만, 도움왕은 서울 윤일록(10개)이다. 공교롭게도 각 부문 2위는 반대 팀 선수가 가지고 있다. 득점 2위는 서울 데얀(16골)이고, 염기훈은 도움 7개로 김영욱(전남)과 함께 2위권에 포진해있다.
데얀에게 조나탄보다 나은 점을 물었다. 그는 “한국에서 내가 더 오래 지냈으니 한국인들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웃었다.
이후 재차 질문이 이어지자 “조나탄은 믿을 수 없는 움직임으로 골을 넣는다. 감탄했다”면서 “조나탄같은 선수가 저를 자극하고, 한계의 선을 더 높여준다”고 평가했다.
조나탄은 진지했다. 그는 “질문이 잘못됐다. 데얀과 나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데얀은 정말 많은 업적을 쌓았다. 데얀을 따라가려면 먼저 그 반을 채우고 나서 얘기해야 될 것”이라면서 겸손한 입장을 보였다.
염기훈은 “일록이가 3개 앞서 있지만 개의치 않다. 지난해와 그 전년에도 도움왕을 했다. 도움 해트트릭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3개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 충분히 따라갈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윤일록은 “기훈이형이 말한 것처럼 언제 따라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경기마다 꾸준히 포인트를 쌓아 나가자는 생각이다. 남은 경기도 그렇게 임한다면 도움왕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밝혔다.
아래는 선수, 감독 일문일답이다.
<기자회견 전문>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 조나탄, 염기훈
FC 서울-황선홍 감독, 데얀, 윤일록
Q. 경기에 앞서 소감을 말해달라
서정원: 슈퍼매치는 기다리고 기대되는 대결이다. 축구 팬들이 많이 즐거워하는 경기다. 선수들이 팬들게 즐거움을 선물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 서울전에서 승리가 없는데 이번에는 꼭 승리해서 홈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
황선홍: 슈퍼매치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이다. 다른 건 생각할 게 없고 오직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박진감 넘치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성원해주시면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
윤일록: 슈퍼매치는 항상 K리그에서 주목받는 경기다. 그 만큼 경기장에서 저희가 좋은 경기를 해야 빛난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를 해야 될 거 같다. 지금 수원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고 있는데 이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염기훈: 올해는 서울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방금 일록이가 얘기했듯 상승세가 깨질 수 있도록 홈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
조나탄: 슈퍼매치는 매우 중요하다. 좋은 경기를 하길 기대하고 있다. 많은 팬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최선을 다 하겠다.
데얀: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슈퍼매치가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다.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많은 팬들이 올 텐데, 이들이 즐거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우리에겐 더 중요한 경기다. 반드시 이기겠다.
Q. 데얀-조나탄이 득점왕 경쟁 중이다. 둘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나은 게 있다면 어떤 거라고 생각하나
데얀: 뭐라 대답할지 모르겠다. 한국에서 오래 지내다보니 한국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 조나탄의 경우 경기력 외에는 잘 모르기 때문에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은 한국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 정도인 듯 하다.
조나탄: 이 질문은 없었어야 했다. 저와 데얀은 비교가 안 될만큼 데얀이 큰 역사를 차지하고 역사를 만들고 있다. 데얀을 따라가려면 그 반이라도 먼저 달성해야 한다. 데얀은 내가 인정하는 선수 중 하나다.
황선홍: 조나탄은 훌륭한 선수임에 틀림 없다. 여태까지 지나온 과정이나 기록을 봤을 때 데얀을 범접하기엔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 앞으로 한 5년 후에 다시 한 번 평가가 이뤄져야 된다고 본다. 두 선수 다 훌륭한 선수다. 저는 데얀에게 점수를 더 주고 싶다.
서정원: 데얀은 골도 많이 넣고 업적도 쌓았다. 그러나 골의 빈도로 봤을 때 조나탄은 잠재력이 풍부하다. 최근 수치로 보면 조나탄 역시 데얀을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황선홍: 수원이 상승세다. 어제(FA컵)도 좋은 경기를 했다.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는 올해 수원에지지 않았고 원래 수원에 강했다. 이번 경기는 FC 서울이 하는걸로 하겠다.
서정원: 올해 서울에게 이기지 못했다. 선수들도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어제 광주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해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지만 선수들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번 경기는 홈에서 열린다. 이런 저런 얘기 필요 없이 승리로 보답하겠다.
Q. 윤일록과 염기훈이 도움왕 경쟁 중인데
염기훈: 윤일록이 3개 앞서 있지만 개의치 않다. 지난해랑 그 전년에도 도움왕을 했다. 도움 해트트릭도 많이 했다. 3개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경기 수도 많이 남았다. 충분히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윤일록: 기훈이형이 말한 것처럼 언제 따라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저 역시 항상 경기에 나갈 때마다 공격포인트를 생각한다. 한 경기에서 많이 하기보다 경기마다 꾸준히 쌓아 나가자는 생각이다. 남은 경기도 그렇게 임한다면 계속 꾸준히 포인트를 쌓으면서 (도움왕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염기훈, 윤일록의 경우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윤일록: 당장은 슈퍼매치만 생각한다. 여기에서 잘 하면 뒤에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잘 하고, 이겨야 된다고 생각한다.
염기훈: 대표팀에 꼭 가야한다, 가고싶다는 생각은 없다. 이번 슈퍼매치가 전북을 따라갈 수 있는 계기다. 슈퍼매치에서 이겨야 겠다는 생각뿐이다. 대표팀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슈퍼매치에 모든 걸 쏟겠다.
Q. 서울이 수원 밑에서 슈퍼매치를 치른 것은 오랜 만인데
황선홍: 순위에 관계 없이 라이벌전은 지기너 이기는 것에 있어서 의미가 많다. 절대 물러서선 안 된다. 물론 하위권에 내려가있지만 동력을 얻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준비를 잘 한다면 이길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서정원: 전북과 4점 차이다. 2~3년 전 준우승을 할 때도 전북과의 차이가 근접했다가 벌어졌다. 올해는 그때하고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스타트가 좋지 않았지만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5연승도 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조직력도 안정화가 됐다. 서울전을 승리로 가져간다면 이번 시즌 마지막에 전북과 홈에서 경기가 있다.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 거라 본다. 다른 해와 다른 양상일 것이다.
Q. 두 감독이 공격수 출신이다. 각각 데얀과 조나탄을 보면서 우리나라 공격수들이 배울 점을 집어준다면
황선홍: 데얀은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젊은 선수들이 배워야 할 것은 골에 대한 집념이다. 모든 경기나 모든 장면이나 득점을 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골에 욕심을 부리는 모습은 분명 필요하다. 1골을 넣으면 다음 골을 넣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데얀은 일관성 있는 멘탈로 계속해서 골을 넣으려고 한다. 이를 배워야 한다.
서정원: 조나탄은 우리나라 스트라이커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걸 가지고 있다. 문전에서 빠져 나가는 것이나 크로싱 상황에서 수비 뒤 공간을 잘라 들어가는 것 등이 그렇다. 대부분 우리나라 선수들을 보면 크로싱 상황에서 제자리에서 헤딩을 하는 경향이 있다. 조나탄이나 데얀의 경우 그런 상황에서 움직임이 상당히 좋다. 그런 면에서 득점도 많이 하는 것 같다.
Q. (데얀, 조나탄에게) 골을 잘 넣는 방법을 조언한다면
조나탄: 골에 대한 집념이 있어야 한다. 다른 공격수보다 통계적으로 앞서야 하는 것도 맞다. K리그의 좋은 공격수가 많다. 항상 골을 넣어야한다는 생각만 하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경기에서 어떻게 골을 넣어야 할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데얀: 조나탄은 불이 붙었다. 최고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믿을 수 없는 움직임으로 골을 넣는 것을 보며 감탄을 한다. 조나탄같은 선수가 저를 자극한다. 한계의 선을 더 높여주는 선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선수는 저의 수비진으로서 맨투맨으로 막을 수 없다고 본다. 미들진부터 수비까지 조나탄을 막아야 한다. 저희 팀 선수들 모두가 조심해야 된다. 다만 우리 수비도 좋다. 잘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득점왕을 생각하진 않는다. 팀이 흐름을 되찾는 게 최우선이고, ACL에 다시 들어가는 게 목표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경기를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팀에 도움을 줘야 골도 따라올 거라 믿는다.
Q. 도움왕 경쟁 중인 두 선수에게 이번 경기는 어떤 의미인가
염기훈: 도움왕도 결국 해본 사람이 한다. 슈퍼매치는 정말 K리그 최고의 빅매치다. 서울에서 경기가 있으면 수원 팬들이 많이 간다. 그러나 수원에서 경기가 있으면 서울 팬들은 잘 안 오더라. 서울 팬들도 좀 와줬으면 좋겠다.
윤일록: 기훈이형이 말했듯 수원 원정에서 서울 팬들이 안 오는 거 같다. 많은 응원과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올해 도움왕은 내가 받고, 이후 연속 도움왕에 오르도록 하겠다.
Q. 조나탄은 주중 경기까지 소화 중인데 안 피곤한지 궁금하다. 데얀은 여름에 유독 강했는데, 그 비결이 무엇인지
조나탄: 경기가 많이 있는 건 사실이다. 어제 경기에서도 감독이 쉬어도 좋다고 했지만 나는 뛰겠다고 했다. 그래도 서울전에서 100% 올라올 거라 자신했다. 설령 오늘 슈퍼매치가 있었어도 100% 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데얀: 나 역시 지치지 않았다.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넣는 다는 생각이다. 여름 데얀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유효하다. 감독께서 벤치에 앉혀 체력 관리가 잘 됐다. 컨디션은 매우 좋다. 슈퍼매치에서 골을 넣어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고 싶다. 팬들께 좋은 소식을 주겠다.
Q. 염기훈과 데얀은 슈퍼매치를 수 차례 치렀다. 둘에게 있어서 슈퍼매치는 즐기는 무대인지, 아니면 아직까지 긴장되는지. 특별히 데얀은 딸이 상당히 컸다. 아빠 경기를 보기 시작했을 거 같은데
데얀: 자존심 싸움이다. 진지하게 생각한다. 경기 전, 경기 후, 생방송이든 하이라이트든 저희 경기에 관심을 갖는다. 이후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팀원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한다고 본다. 시즌 잔체 흐름을 바꿀 수 있다. 경기결과가 안 좋으면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팀원 모두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팬들이 와서 응원해주면 좋은 결과로 보답할 거라 생각한다. 딸은 경기를 많이 보러 온다. 이번주 토요일에도 온다. 팬들과 사진도 찍고 즐기고 있다. 아기 아빠로서 행복하다.
염기훈: 슈퍼매치는 늘 중요한 경기다. 찌릿찌릿하다. 딸은 잘 모르지만 아들은 아는 것 같다. 축구를 잘 보고 있다. 지고 들어가면 아들이 “아빠 수고했어”가 아니라 “왜 졌어”다. 아들에게 좋은 말을 듣기 위해 꼭 승리하겠다.
Q. 염기훈은 이번 경기로 25번째 슈퍼매치다
염기훈: 저도 이렇게 많이 뛴 줄 몰랐다. 팬들의 응원소리도 다르고 선수들이 임하는 자세도 다르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 지 모르겠지만 없던 힘도 생기는 게 있다. 후반에 지쳐있을 때 한발 더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프로 선수들이 경험하지 못한 걸 경험한다. 수원이나 서울 선수들은 이런 좋은 경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퇴 후에도 슈퍼매치가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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