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윤희 객원기자] 독일의 저명한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은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 때 권리의 주체는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도 포함된다. 법의 지배 원칙이 통용되는 현대사회에서 법률적 관계가 복잡해지면서 법률에 의해 권리능력이 인정되는 법인제도의 필요성과 유용성은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법인은 분류기준에 따라 다양한 구분이 가능하다. 먼저 영리성 유무에 따라 영리를 추구하는 영리법인과 그렇지 않는 비영리법인으로 나뉜다. 한국공익법인 연감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국세청에 신고된 영리법인은 56만7120개, 비영리법인은 2만4574개이다. 영리법인 대비 비영리법 비율은 4.3%로 영리법인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실정이다.

   법인은 구성요소에 따라 ‘사람’ 중심으로 구성된 사단법인과 특정한 목적을 위해 출연된 재산으로 구성된 재단법인으로 분류된다. 사단법인은 일정한 목적을 위해 결합한 사람의 집단에 법인격을 부여한 것으로 재산을 본체로 하는 재단법인과는 다르다.

   또한 설립근거에 따라 상법법인(영리법인), 민법법인, 공익법인, 특수법인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비영리법인은 민법에 따라 설립되는 사단법인과 재단법인을 포괄하는 민법법인을 말한다.

   행정사는 행정사법 제2조에 근거해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등을 받기 위해 행정기관에 하는 신청을 대리할 수 있다. 비영리법인 수가 매년 증가하면서 비영리법인설립에 관한 문의 중에 특히나 지원부분에 관해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다.

   현행 민법이 비영리법인에 대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공익법인의 경우에는 공익법인의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 제15조에서 ‘공익법인에 출연하거나 기부한 재산에 대한 조세특례제한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상속세, 증여세, 소득세, 법인세 및 지방세를 감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행 법인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에서 공익법인은 물론 비영리법인에 대해 다양한 조세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

   민법 제31조에서 ‘법인은 법률의 규정에 의함이 아니면 성립하지 못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법인의 자유 설립을 부정하고 있다. 대신 민법 제32조에서 ‘학술, 종교, 자선, 기예, 사교 기타 영리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 또는 재단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이를 법인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비영리법인의 설립에 관해 허가주의를 취하고 있다.

   현행 법령상 비영리법인의 설립허가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설립허가 여부는 주무관청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재량에 맡겨져 있다. 판례에서도 ‘주무관청의 법인설립 불허가처분에 사실의 기초를 결여하였다든지 또는 사회 관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는 등의 사유가 있지 아니하고, 주무관청이 그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 판단과정에 합리성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불허가처분에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광범위한 재량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비영리법인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가공인 전문자격사인 행정사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그 이유는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기준을 충족하는 사업범위,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고려한 사업계획서와 법인의 설립목적 등 전문 행정사의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복지재단을 만들어 기부금을 횡령해 호화생활을 한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비영리법인의 설립과 관리감독 기준 강화가 논의되고 있다. 본래 목적에 맞는 비영리법인 설립이 이뤄지는지 여부와 향후 제대로 운영되는지에 관해 정부가 전문자격사를 활용해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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