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미르 기자]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진흥원이 흡연구역에 재난안전체험장을 설치했다가 비난이 일자 흡연구역을 폐쇄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입주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은 지난달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산업진흥원 본사 건물 5층 야외 휴게 공간에 재난안전체험장을 설치했다. 쿠키뉴스가 지난 23일 서울산업진흥원 재난안전체험장을 취재한 결과 시설물은 흡연구역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체험장이 위치한 공간은 원래 건물 입주업체 직원들이 휴식공간으로 활용해왔던 곳이다. 그 중 야외 휴게실은 흡연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의자와 테이블, 재떨이 등이 비치돼 있었다.
하지만 서울산업진흥원이 재난안전체험장을 설치하자 해당 장소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본보는 지난 25일 ‘“흡연공간에서 소방훈련?”…서울산업진흥원 안전체험시설 ‘무용지물’’이라는 기사를 출고했다.
이날 서울산업진흥원은 재난안전체험장에 비치된 의자와 테이블, 재떨이 등을 치웠다. 해당 체험장에 흡연구역 기능을 제거해 문제제기의 원천을 없애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흡연구역을 제거한 이유를 묻자 서울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우리에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용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입주업체 직원은 “체험시설을 설치할 때도 전혀 이용자들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했다. 문제가 불거지니 이제는 아예 이용자들을 내쫒는 격”이라면서 “그 같은 발상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입주업체 직원은 “엘리베이터 운행이 더디는 등 건물 자체의 효율성이 많이 떨어지는데, 그나마 4층과 5층의 휴게 공간이 이 건물의 장점이었다”면서 “‘내 건물이니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식의 행태는 건물주의 ‘갑질’과도 같다”고 꼬집었다.
재난안전체험장 청소담당자는 서울산업진흥원 측의 갑작스러운 흡연구역 제거에 난처한 입장이다. 해당 구역 미화원은 “갑자기 흡연구역을 없앨 것이라고 통보만 하고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면서 “입주 직원들이 왜 흡연구역이 없어졌냐고 자꾸 물어본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건물주가 사무실 임대시 건물의 공간 활용은 입주업체들과 협의를 거쳐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유성 면적에 해당할 경우 건물주는 입주업체들과 협의를 거쳐 공간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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