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 가보니…아트와 호텔이 만났다

[르포]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 가보니…아트와 호텔이 만났다

M컨템포러리, 미술관으로 변신…객실도 천고 높이고 아트웍 강조

기사승인 2017-09-01 05:00:00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지난달 31일 오픈을 하루 앞둔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을 찾아갔다. 이곳은 마치 그 자체로 하나의 미술관을 표방한 듯했다. 

원래 에어프랑스의 호텔 브랜드였던 르 메르디앙은 프렌치 감성이 특징으로 프랑스 현지에서도 루브르나 오르세 같은 박물관과 연계할 정도로 아트를 강조하는 브랜드이다. 

르메르디앙 서울은 다른 전시관과 연계하기보다 호텔 스스로가 전시관이 되는 길을 택했다. 실제로 르메르디앙 서울의 아트 시그니처 컬러인 하늘색에 가까운 컬러로 된 전시작부터 M컨템포러리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 M컨템포러리, 호텔에 조성된 미술 전시관 

먼저 찾아간 곳은 아트센터 M컨템포러리다. 마치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듯 몽환적인 분위기의 전시관이다.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회사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가 디자인해 분위기가 꽤 웅장하다. 이 전시관은 M뮤지엄, M갤러리, M메이트리움, M라운지와 비스트로&펍인 '미드 센추리'를 갖추고 있다. 

개관전은 예술학교인 독일의 바우하우스에 교수로 재직했던 라즐로-모홀리 나기의 작품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아트웍으로 전시장을 채웠다. 라즐로-모흘로 나기는 현대 미디어아트의 선구자로 매체의 경계를 넘어 실험적인 조형 미술을 펼쳤던 멀티미디어 예술가다. 

이곳에는 모홀리 나기의 추상 작품들이 걸려 있어 주의깊게 보았지만 아쉽게도 원본이 아니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뽑은 복제품이어서 아쉬움이 들었다. 그가 생전에 제작한 영화 'A LIghtplay'만이 원품으로 상영되었다. 

르 메르디앙 관계자는 "모홀리 나기의 작품 전시회가 현재 미국 LA에서 진행 중이어서 한국에 올 수는 없었으며 모홀리 나기의 손녀가 이 전시의 취지를 이해하고 리프로덕션(복제품)이 전시되는 것으로 허락을 해 주었다"고 귀띔했다.

모홀리 나기 전시관을 나오면 모홀리 나기와 같은 미래를 구축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의 네 작가들의 작품을 엿볼 수 있다. 기자처럼 미술관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전시다. 김병호 작가의 기하학과 이미지의 확장 키워드를 즐기다 보면 김 수 작가의 귀엽고도 아기자기한 3차원 조형물 구성도 눈을 사로잡는다. 전준호 작가는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는 과거에서 모홀리-나기가 제시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양민하 작가의 작품은 가장 독특했다. C언어를 다루는 예술가인 양민하 작가는 미디어아트의 모습으로 예술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그의 작품인 '사탕을 먹는 여자' 등은 사탕을 먹는 동작을 촬영해 새롭게 영상을 만들었는데 꿈속인 것 같기도 하면서 추상성을 그대로 살렸다. 

애나 한 작가의 XXX ME 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부드러운 양모의 느낌에 홀려 다니다가 호텔 방 같은 독특한 공간에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의 존재도 들여다볼 수 있다. 

이들 전시장은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을 수 있어 호텔에 묵지 않는 사람들도 와서 들러 보면 재미있을 공간이었다. 실제로 투숙객은 이 M뮤지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오프닝 기간에는 1만3000원, 평소에는 2만원을 내면 전시를 돌아볼 수 있다. 


◇ 럭셔리하면서도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호텔 객실  

호텔 객실은 리모델링한 만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로비공간에는 아트웍 '블룸'이 전시돼 르 메르디앙의 로비를 화사하게 꾸몄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 리모델링 전에는 천고가 낮았지만, 블럭식으로 고치면서 천고를 높였다"며 "객실도 리모델링 전에는 370개였지만 리모델링 후에는 스위트 객실의 크기를 키우며 336개로 줄였다"고 말했다.  

기본 객실인 '르메르디앙 클래식'을 둘러보면 허리를 받쳐준다는 실리 침대에 대리석 조각이 인상적이다. 침대 머리맡에도 아트웍으로 르메르디앙 계열의 분위기를 살렸다. 멜린앤겟츠 라는 뉴욕 브랜드의 어메니티로 한국에 첫 선을 보였다. 크기는 9.5제곱미터로 작은 편이지만 잘 때 침대 발치에 미닫이 문을 닫을 수 있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프라이빗함을 살렸다. 가격은 47만9000원.

발코니를 갖춘 발코니 스위트는 호텔 치고 큰 발코니와 안정적인 거실이 눈에 띄었다. 메르디앙서울 호텔의 시그니처 컬러인 하늘색을 이용한 바다 그림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왔다. 이 객실은 62만7000원이다. 

호텔 관계자는 "그랜드 오픈 전이라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청소와 마감 작업 중인데 내일이면 완벽하게 준비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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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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