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노예가 아니다”…택배기사들의 재벌택배 ‘갑질’ 폭로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택배기사들의 재벌택배 ‘갑질’ 폭로

기사승인 2017-09-01 14:11:13

[쿠키뉴스=조미르 기자]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 택배기사들이 재벌택배의 ‘갑질’을 폭로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소공동 CJ대한통운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노조설립 승인을 촉구했다.

김태완 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은 “노동자들은 앞만 보고 열심히 일만 했지만 인간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했다”며 “노동자 스스로가 정당한 권리를 보호할 장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진일 택배연대노조 정책국장은 “지금 재벌택배는 택배기사들에게 온갖 갑질을 일삼고 있다”면서 “노조 설립을 통해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보호막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택배회사로부터 갑질 피해를 당했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수원에 있는 택배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최윤경(41·여)씨는 “대리점 사장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당했다. 한 달 뒤면 직업을 잃게 생겼다”면서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말한 것 밖에 없는데, 경찰을 부르겠다고 엄포를 놨다”고 말했다. 이어 “택배기사들을 노예처럼 부려먹고 핀잔을 줬다”고 강조했다.

울산에서 근무하는 나종동(54)씨는“대리점 회식자리에서 회사에 불만을 얘기한 것을 이유로 한 사람의 생계를 위협했다”면서 “차후엔 이런 갑질이 생겨선 안 된다. 노조 설립이 인정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날을 세웠다.

박대희 택배연대노조 사무처장은 “현장에 나오지 못한 수많은 갑질 피해 사례가 있다”면서 “21세기 시대에 노동자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갑질을 한다는 게 정상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노동법을 바꾸라는 게 아니다”라며 “노동자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노조설립 필증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노동권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윤수 서비스연맹 조직부장은 “모든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노동권과 노동3권을 보호하는 것은 중요하고도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반드시 택배기사들의 노조설립 신고를 인정받고, 향후 노동자로서 제대로 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투쟁하고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배연대노조는 지난달 31일 서울고용노동청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meal@kukinews.com

조미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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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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