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교수팀의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실험에서 1·2군 발암물질이 가장 많이 검출된 중형 생리대는 유한킴벌리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여성환경연대는 지난 3월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실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10개 생리대에서 발암성 물질과 피부 자극을 유발하는 성분이 발견됐다"고 주장했으나 제품명들은 공개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유해 성분 20종 중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1·2군 성분 총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유한킴벌리의 유명 브랜드 제품이었다. 이 제품에서는 개당 15나노그램(ng)이 검출됐다. 나노그램은 10억분의 1그램(g)을 의미한다.
유한킴벌리 제품 다음은 엘지유니참2·깨끗한나라(각 10ng/개), P&G(9ng/개), 엘지유니참1(7ng/개) 등의 순이었다. 여성환경연대 측이 최종결과 성분 수치를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공개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었던 2~5위 순위는 일부 바뀔 수 있다고 한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밝힌 1차 실험결과표에 따르면 유한킴벌리(10.67ng/개), 엘지유니참2(6.78ng/개), P&G(5.25ng/개), 깨끗한나라(4.41ng/개), 엘지유니참1(1.51ng/개) 순으로 1·2군 발암물질이 많이 검출됐다.
발암물질을 비롯해 200여 가지 물질을 포함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총량이 가장 높게 나타난 제품은 깨끗한나라의 '릴리안'으로 나타났다. 다만 1군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은 릴리안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서 검출됐다.
최종 결과에서 1군 발암물질 벤젠이 검출된 제품은 유한킴벌리(1ng/개)와 P&G(1ng/개)의 제품이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를 열고 김 교수팀이 했던 실험 결과에 대해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상세한 시험 방법과 내용이 없는데다 연구자 간의 상호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일자 식약처는 최근 3년간 국내에서 생산됐거나 수입된 생리대 제품 전체를 조사하기로 했다. 이 검사는 이르면 다음달 마무리된다.
이와 관련, 김만구 교수는 3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생리대 시험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국제표준에 입각한 과학적 연구였다"며 앞선 식약처의 발표를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해물질은 실험한 11개 생리대 제품 전부에서 검출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지난 3월 국내에 시판 중인 일회용 중형 생리대 5종·팬티 라이너 5종·다회용 면 생리대 1종 등 총 11개 제품이 체온(36.5℃)과 같은 환경인 20L 체임버(밀폐 공간)에서 어떤 화학물질을 방출하는지 실험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오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유한킴벌리는 연구결과에 대해 반박 자료를 내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미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연구팀의 시험결과를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발표를 한 바 있으며, 해당 발표를 인용한다 하더라도 해당 주장은 그 발표조차 왜곡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시험결과를 인용한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1, 2군 발암물질의 경우 천 생리대에서 가장 많이 검출되었으며, 일회용 생리대 10개 품목 중에서도 타사의 팬티라이너 제품에서 가장 많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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