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자궁경부암은 암 중에서 유일하게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고,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생존율이 높지만, 실제 예방 접종과 검진율은 약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자궁경부암 백신인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 만 12세 여성청소년에게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대상자인 2003년생의 1차 접종률은 58.5%에 불과했다.
또한, 자궁경부암 검진도 지난해부터 대상 연령(기존 30대 이상)이 확대돼 만 20세 이상 여성은 무료검진을 받을 수 있는데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암검진 현황 중 작년 전체 자궁경부암 검진율은 53%로 확인됐으며, 이중 20대는 26.9%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경부암은 대부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원인으로, 보통 남녀의 성관계에 의해서 일어나게 되는데, 대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던 여성의 절반가량이 성생활을 시작한 지 3년 내에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으며, 어린 나이에 성경험을 했거나 성교 상대자가 많을수록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첫 성경험의 연령이 낮아지고, 성생활 개방 풍토가 확산되면서 최근 20, 30대 젊은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2011년~2015년) 자료에 따르면 30세 미만의 자궁경부암 진료인원이 매년 2000명 이상으로, 전체 암 진료인원(여성) 중 자궁경부암 비중이 30대 14.9%, 20대 11.9%로 20‧3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산부인과 한승수 교수는 “16세 이전에 성관계를 시작하는 여성은 자궁경부가 미성숙한 상태라, 발암물질이나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에 노출되면 감염이 쉬울 뿐 아니라 이상세포로 자랄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또한 10대 때 성관계에 의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로 면역력에 의해 없어지지 않고 지속 감염돼 이형성증세포로 수년간 검진을 하지 않는다면 가임기인 20~30대에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대부분 초기에 증상이 없다가 나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진찰 및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검사의 경우 국가 암 검진 대상에 포함돼 무료 검진을 받을 수 있다. 2016년부터는 대상 연령이 기존 만 30세 이상에서 만 20세 이상의 여성으로 확대돼 2년 주기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성관계를 시작한 성인이면 반드시 받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검진은 자궁경부세포도말검사(Pap smear) 또는 액상세포도말검사(LBC)를 이용한 자궁경부암 선별검사 시행을 일차적으로 권고하며, 선택적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를 병행해 시행할 수 있다. 세포도말검사는 자궁 입구 표면에 세포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암세포 및 이형성증세포를 확인하는 것이고,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는 암의 원인이 되는 고위험군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유무 및 DNA 유형을 파악하는 검사다.
자궁경부암검진을 주기적으로 시행해 암을 조기진단 할 수 있고,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고등급 이형성증세포를 보일 경우 자궁경부원추형절제술을 시행해 이상세포 부위를 절제해 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한승수 교수는 “성경험 연령이 빨라지는데 반해 20대 여성의 자궁경부암 검진율은 여전히 낮은 현실인데, 자궁경부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0%가 넘기 때문에 성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의 여성들은 2년에 한번 씩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반드시 시행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승수 교수는 “또한, 성경험을 하기 전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으면 약 80%~90%의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가급적 어릴 때 성 접촉이 있기 전에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으며, 만 12세가 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무료예방접종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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