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빈혈은 혈액 중 적혈구가 부족할 때 나타난다. 적혈구는 우리 몸에서 산소를 운반해주는 일꾼의 역할을 하는 데 적혈구가 부족하면 산소 운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산소가 없는 곳에 가면 숨이 차듯 빈혈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숨이 찬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흔히 빈혈하면 ‘어지럼증’을 떠올리지만 어지럽고 빙빙 도는 증상은 빈혈보다는 귀 안쪽이나 머리에 문제가 있을 때 주로 나타나므로 섣불리 빈혈을 의심하기 보다는 먼저 적절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빈혈을 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빈혈은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일꾼이 줄어드는 것이다.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를 움직이는 기관은 심장이다. 빈혈이 생기면 우리 몸에서는 심장에서 피를 더 많이 더 자주 돌려 산소 보내는 양을 유지하려고 한다. 즉, 심장이 더 일을 하게 되므로 심한 빈혈이 오래 지속되면 심장에 손상이 가게 되고 이 심장손상은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빈혈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피를 만드는 영양분 중에는 철분이 제일 중요하고, 그 외에 비타민 등이 부족하여도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즉 ▲영양분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빈혈 ▲다른 이유들 때문에 골수에서 피를 잘 만들지 못해서 생기는 빈혈 ▲피가 깨지는 용혈 ▲출혈 때문에 생기는 빈혈 등이다.
특히 위암이나 대장암 같은 병이 있을 때, 위나 장에 대한 증상은 분명하지 않고 빈혈만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빈혈이 있으면 반드시 원인을 밝혀 위험한 질병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여야 한다. 빈혈은 우리 몸에 다른 중요한 병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빈혈이 있으면 단순히 빈혈약을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정확한 진단 없이 약만 먹는 건 아주 위험하다. 빈혈약이라는 것은 철분제제를 말하는데 가장 흔한 빈혈이 철결핍빈혈이기 때문에 보통 철분제제를 빈혈약이라고 한다. 그러나 빈혈의 원인이 철결핍빈혈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철분부족이 아닌 빈혈에서는 철분제제를 먹어도 아무런 효과가 없고 오히려 철분이 많이 쌓여 해로울 수 있다. 보통 철분제제를 복용하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몸 컨디션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지만 빈혈이 좋아지려면 2달 정도 약을 복용해야 한다. 약을 복용하고 2달이 지나 빈혈이 다 좋아졌어도 철분양은 모자라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처음 일주일 정도 복용한 철분은 대부분 적혈구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필요한 적혈구가 모두 만들어진 후에 우리 몸이 철분을 저장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양의 철분이 저장되려면 빈혈 증상이 좋아진 후에도 6개월 정도는 약을 더 복용해야 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영진 교수는 “어지러운 것이 빈혈이 아니고, 빈혈은 꼭 치료해야 하는 병이며 치료 전에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녹차 안의 타닌 성분이 빈혈약의 철분과 결합해 몸 밖으로 배출되기 쉽기 때문에 빈혈약과 녹차를 함께 마시면 빈혈약의 약효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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