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 청소년이 더 취약하다

도박중독, 청소년이 더 취약하다

청소년 도박중독 ‘사전관리’와 ‘접근성 차단’ 필요

기사승인 2017-09-13 00:11:00

도박 중독이 청소년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 도박의 경우 병적인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불법도박은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일상에 녹아들고 있다, 스포츠토토, 사다리, 달팽이경주 등 불법도박은 SNS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번화가에 즐비한 인형뽑기 또한 청소년들을 도박 중독으로 내몰고 있다 

실제로 10~20대가 주로 사용하는 SNS사다리’, ‘달팽이등 관련 키워드만 검색해도 불법 도박광고가 쏟아져 나온다. 이러한 불법도박의 경우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고, 계좌번호와 휴대폰 번호만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또 소액 배팅도 가능해 10대 청소년들의 유입이 나날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2015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재학중 청소년의 약 3만 명(1.1%)가량이 도박중독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독까지는 아니어도 도박 위험 수준인 청소년도 약 12만 명( )에 달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더 심각하다. 학교 밖 청소년 중 도박중독 문제군은 9.2%, 위험군은 10.8%로 훨씬 높게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들 절반 가까이 뽑기, 카드게임, 스포츠베팅, 온라인게임, 불법도박 등 사행성 돈내기 게임을 경험했다. 재학 중인 청소년 42.1%, 학교 밖 청소년의 62.7%가 돈내기 게임을 해봤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도박문제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서울남부센터 도박예방과 이슬행 상담사는 도박문제 내담자들의 연령대는 30~40대가 가장 많고, 60대 이상보다는 10대 청소년이 더 많다. 청소년들은 SNS나 또래집단을 통해 쉽게 불법도박에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박중독은 경제적인 피해로 직결돼있고 도박에 빠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 편이다. 한 중학생이 천만 원가량 배팅한 경우도 봤다, 많은 경우 어른들의 관리에서 벗어나있기 때문에 잠재적인 중독 청소년들은 통계치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기에는 뇌 발달 특성상 중독 질환에 매우 취약하다. 송후림 서남의대 명지병원 교수는 우리 두뇌에서 참을성을 담당하는 부분이 바로 전두엽이다. 전두엽은 가장 늦게 생성돼 오래 자라는 부분으로 보통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계속 발달한다. 청소년들은 두뇌의 다른 부분은 완성형인데 비해 참을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미숙하기 때문에 참을성, 충동성을 조절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도박이 주는 즐거움에 쉽게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송 교수는 도박중독은 한 번 각인이 되면 계속 진행되고, 도박에 빠질 경우 두뇌 자체가 도박이 주는 보상회로에 크게 반응하도록 변화하기 때문에 완치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도박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부족한 상황이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도박에 관대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특히나 인터넷이나 휴대폰을 통해 도박에 빠지는 경우가 많고, 인형뽑기 같은 게임도 위험할 수 있다. 이러한 도박 중독에 대한 사전관리나 접근성을 차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또 아이들은 주변 어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보호자 스스로도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7일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지정한 도박 중독 추방의 날이다. 두 기관은 이를 기념해 이번 한 주 동안 도박 폐해와 부작용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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