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vs 이마트 트레이더스, 서로 다른 성공의 비밀

코스트코 vs 이마트 트레이더스, 서로 다른 성공의 비밀

연회비 회원제-오픈형 할인점으로 서로 다른 매력

기사승인 2017-09-19 08:34:47

창고형 매장인 코스트코와 이마트의 트레이더스가 이제는 각각 다른 매력으로 소비자들을 잡아끌고 있다.

최근 이마트는 보유하고 있던 코스트코 지분 3.3%와 코스트코가 입점된 이마트 소유의 코스트코 1~3호점 부동산 자산을 일괄 매각하기로 행다. 이는 트레이더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마트가 코스트코와의 협력관계를 마치며 각자 갈 길을 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구조조정으로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추가 재원을 확보하고 차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 코스트코, 회원제·1국가 1카드 원칙 고수

코스트코는 '외국계의 무덤'인 국내 마트시장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외국계 회원제 할인점이다. 신세계가 코스트코와 합작 운영했던 프라이스클럽이 시초가 됐으며 이후 지분을 넘기고 코스트코 법인이 직접 사업을 운영하게 됐다.  초기에는 이마트가 소유한 부지에 들어와 사업하게 됐으며 서울 양평점이 대표적인 매장이다. 

연회비는 올해 비즈니스 회원 3만3000원, 개인 회원인 골드스타 회원은 3만8500원으로 변경됐다. 연회비가 있는 대신 물건의 마진을 확 줄여 고객이 물건을 사는 만큼 이득을 보는 구조다. 그만큼 단골고객의 충성도가 높다. 

코스트코는 한 국가당 한 개의 카드사만 제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카드가 코스트코 출범부터 15년간 제휴 카드사 자리를 지켰다. 지난 2015년에도 삼성카드와 재협상 끝에 재계약했다. 따라서 삼성카드와 현금, 선불카드만 사용이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1년에 회원비가 60달러로 타국과 비교해서는 싼 편이다. 미국에서는 씨티은행에서 발급한 비자카드가 사용 가능하며 캐나다는 캐피탈원 은행의 마스터카드, 일본은 아멕스, 호주에서는 EFTPOS 은행의 비자, 마스터카드가 사용된다.

회원제 할인점이라 입장 시와 결제 시 카드를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회원이 아니면 입장할 수조차 없어 많은 이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물건 가짓수는 상당히 많으며 코스트코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들도 있다.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춰 가성비가 좋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양재 IC 옆에 위치한 양재점의 매출이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이다. 

◇ 트레이더스, 신도시 중심으로 창고형 매장 진화

이마트는 애초에 창고형 할인점인 프라이스클럽을 코스트코와 함께 론칭했다가 IMF사태를 맞아 지분을 매각했고, 이 프라이스클럽이 코스트코에 합병되면서 잔여 지분을 갖고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이마트는 코스트코가 운영하고 있는 창고형 할인점 모델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상태에서 트레이더스를 론칭했다. 이번 코스트코 지분 매각 결정은 트레이더스를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신호탄으로도 보인다. 

트레이더스는 연회비 없이 모든 카드를 쓸 수 있는 오픈형 창고매장으로, 코스트코를 이용하는 불편함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그러면서도 대용량으로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가 있어 편리하다. 신세계포인트 적립도 가능하다.

이마트의 할인 매장 트레이더스는 이마트보다는 더 교외에 위치하며 훨씬 더 큰 매장으로 조성돼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 계열의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점, 스타필드 고양점에 입점하면서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전국에 12개 점포가 있으며 광역시나 최소 인구 60만이 넘는 대도시에 주로 개설됐다. 지난 2010년 첫 문을 연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첫 매출 1조클럽에 가입했고, 올해 매출은 1조5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트레이더스는 마트 1위인 이마트의 소싱역량이 빛나는 창고형 매장으로 소비자의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주로 국내 제품이라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가격이 매우 저렴한 게 특징이다. 2018년까지 위례, 목포남악, 여수웅천, 김포풍무, 군포 등에 추가로 트레이더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는 "코스트코 자산 매각으로 이마트와 코스트코 양사 모두 미래성장을 위한 사업 준비에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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