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KBL] ① 3강: 이정현 가세한 KCC-백업 탄탄한 KGC

[미리보는 KBL] ① 3강: 이정현 가세한 KCC-백업 탄탄한 KGC

기사승인 2017-10-03 07:00:00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여름이 저물자 프로농구의 시즌이 돌아왔다. KBL 10개 구단은 저마다의 구상으로 코트를 누빌 채비에 한창이다. 쿠키뉴스는 각 팀의 전력 상승과 누수를 따져 2017-2018 시즌 순위와 관전 포인트를 예측해봤다.

▶ KCC, 지난 시즌 수모 벗을까

2015-2106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은 KCC였다. 전태풍과 하승진, 외국인 선수 안드레 에밋의 활약에 힘입어 16년 만에 정규시즌 트로피를 차지하는 경사를 누렸다.

그런데 챔피언 결정전부터 매듭이 꼬이기 시작했다. 고양 오리온에 피해 통합 우승이 좌절됐고 지난 2016-2017 시즌엔 리그 최하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주전 선수들의 줄 부상이 늪을 만들었다. 전태풍과 하승진이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즌 아웃됐다. 에밋도 부상으로 신음하다가 시즌 중반에야 복귀했다.

어둠 속에서도 성과는 있었다.

고졸 루키 송교창은 지난 시즌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였다. 송교창은 주축들의 부상을 틈타 주전 포워드로 올라섰다. 경기당 11.8득점 5.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기량발전상’까지 수상했다. 부상을 딛고 돌아온 에밋 역시 폭발적인 경기력으로 득점 1위에 올라서며 건재함을 알렸다.

비시즌 KCC는 칼을 갈았다. KGC의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 이정현을 거액에 영입했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 54경기 평균 33분을 뛰면서 15.28득점 5.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국내 선수 가운데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확실한 스코어러다. 게다가 그는 경기 조율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유해 1번과 2번을 함께 볼 수 있는 선수다. 

KCC는 지난 시즌 ‘에밋 원 맨 팀’으로 불릴 만큼 에밋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했다. 득점원인 이정현이 가세하면서 이러한 고민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전태풍과 하승진의 복귀는 천군만마와 같다.

전태풍과 하승진은 잘 알려진 대로 위력적인 콤비다. 전태풍은 1:1 능력과 경기 조율에 능하다. 에밋과 이정현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 하승진은 어마어마한 높이를 바탕으로 골밑의 든든한 수문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여기에 찰스 로드라는 든든한 지원군까지 합류했다. 로드는 지난 시즌을 포함해 KBL에서 6시즌 동안 활약하며 평균 16.69득점 8.1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공수 밸런스가 안정적인 선수다.

전태풍과 이정현, 에밋과 로드, 하승진과 송교창까지. 라인업만 뜯어보면 강력한 우승후보다. 이현민과 주태수, 비시즌 월등한 기량 향상을 보여준 송창용까지 백업 자원도 든든하다. 

각자의 색이 지나치게 짙은 것은 우려스럽다. 에밋과 이정현, 전태풍은 볼을 오래 소유하기로 유명하다. 욕심이 강한 에밋과 로드 사이의 불협화음도 우려스럽다. 자칫 모래알 조직력으로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

▶ 백업 탄탄한 KGC, 디펜딩 챔피언 위용 여전해

지난 시즌 KGC는 탄탄한 공수 밸런스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현과 오세근, 데이비드 사이먼이 이루는 삼각편대에 양희종이라는 든든한 지주가 있었다. 여기에 2쿼터와 3쿼터 투입되는 키퍼 사익스라는 플레이 메이커도 존재했다.

그러나 비시즌 뼈아픈 전력 누수가 생겼다. 이정현이 KCC로 이적했고 사익스도 시즌을 앞두고 돌연 터키리그와 계약해 팀을 떠났다.

충분히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KGC가 우승후보인 것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일단 사익스의 빈자리는 마이클 이페브라가 메운다. 이프브라는 지난 시즌 LG에서 14경기 평균 14.93득점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공격력에 비해 수비 가담이 부족한 탓에 김진 전 LG 감독의 눈 밖에 났고 결국 중도 퇴출됐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주득점원인 이정현이 없는 상황에서 이페브라가 2쿼터와 3쿼터 볼을 오래 소유하며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그는 마련된 판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가자미’ 양희종은 물론이고 FIBA 아시아컵에서 대회 베스트5에 오르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량을 유지 중인 오세근은 더할 나위 없는 전력이다. 

지난 시즌 평균 22.9득점 9.8리바운드 2.1블록을 기록하며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리그 최고 외인을 다툰 사이먼의 존재감도 KGC가 가진 자신감의 원천이다.

무엇보다 KGC의 올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는 탄탄한 백업 자원 덕분이다. 올 시즌은 FIBA 월드컵 예선 때문에 경기 일정이 빠듯하다. 일주일에 예년보다 1~2경기 많은 4경기를 치른다.

주전들의 체력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백업 자원의 활용도가 시즌 판도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KGC는 지난 정관장배 동아시아컵에서 이미 백업 자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오세근과 양희종, 사이먼 등이 불참한 상황에서 박재한과 김기윤, 강병헌, 김민욱, 김철욱이 코트를 누비며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동아시아컵에서 부활을 알린 강병헌이 키 플레이어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강병헌은 동아시아컵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 경기 운영 능력까지 갖춘 만큼 강병헌이 활약해준다면 이정현의 빈자리도 어느 정도는 상쇄가 가능하다.

반대로 김기윤과 강병헌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다면 슈터가 부재한 KGC의 이번 시즌은 다소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 헤인즈와 한 번 더? 우승 노리는 SK

지난 시즌 SK 나이츠는 6강행 막차를 코앞에서 놓쳤다.

김선형과 변기훈 등 쟁쟁한 국가대표 선수들에다 정상급 신인 최준용의 가세에도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심지어 테리코 화이트와 제임스 싱글턴도 수준급 외국인 선수였다.

자연스레 문경은 감독의 지도력에도 의문부호가 붙기 시작했다. 올해로 SK에서 6년째를 맞은 문경은 감독은 2012-2013시즌 SK를 강호의 대열에 올려놨다. SK는 그해 정규시즌 우승과 최다승(44승) 타이기록을 수립했고 이어 2014-2015시즌까지 3년 연속 PO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5-2016시즌 플레이오프 탈락과 함께 SK도 내리막을 탔다. 공교롭게도 애런 헤인즈와 박상오 등의 선수들이 팀을 이탈한 시점과 맞물렸다. 

문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8년까지다. 벼랑에 몰린 문 감독의 선택은 또 다시 헤인즈였다.

헤인즈는 문 감독의 포워드 농구의 주축이었다. 문 감독과 SK의 전성기 시절을 함께했다. 득점력과 빠른 스피드는 김선형과 함께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했다.

헤인즈는 이후 SK를 떠나 오리온스에 입성, 오리온스를 챔피언 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폭발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난 시즌도 평균 23.85득점을 기록하며 꾸준한 득점력을 과시했다. 

SK는 지난 시즌 평균 22.35득점으로 해결사 노릇을 했던 화이트와 재계약을 맺었다. 볼을 소유하길 즐기는 헤인즈와 화이트가 공존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둘은 전지훈련과 연습 경기에서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정규시즌에도 이들의 호흡이 지속된다면 SK는 확실한 쌍두마차를 얻게 된다.  

여기에 동아시아컵에서 맹활약하며 조금 더 단단해진 김선형과 최준용이 있다. FA로 영입한 정재홍의 존재감도 든든하다. 

누수보다 전력의 플러스 요인이 많은 만큼 SK의 6강 경쟁은 장밋빛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사진=KBL 제공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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