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KBL] ③ 3약 : 이빨 빠진 오리온, 도깨비 팀 될 수도

[미리보는 KBL] ③ 3약 : 이빨 빠진 오리온, 도깨비 팀 될 수도

[미리보는 KBL] ③ 3약 : 이빨 빠진 오리온, 도깨비 팀 될 수도

기사승인 2017-10-09 07:00:00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여름이 저물자 프로농구의 시즌이 돌아왔다. KBL 10개 구단은 저마다의 구상으로 코트를 누빌 채비에 한창이다. 쿠키뉴스는 각 팀의 전력 상승과 누수를 따져 2017-2018 시즌 순위와 관전 포인트를 예측해봤다.

▶ LG, ‘초호화 코치진’ 효과 볼 수 있을까

6년간의 김진 감독 체제가 막을 내렸다.

LG는 김진 감독의 지휘 아래 2014년 창단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은 이후 2년간 6강 경쟁에서 밀려났다.

외국인 선수 일변도의 공격 전술이 한계를 드러냈다. 설상가상 지난 시즌엔 KT로부터 조성민을 영입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결국 LG는 칼을 빼들고 코칭스태프 개혁을 단행했다.

사령탑으로는 LG 출신 스타플레이어 현주엽을 앉혔다.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 동부 감독을 역임한 김영만을 수석 코치로 임명하는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더불어 선수시절 픽앤롤의 귀재라 불린 강혁까지 코치로 임명하며 ‘초호화 코치진’을 구성했다. 

현주엽 감독의 강단에 LG 선수단이 바뀌고 있다. 흡연을 하던 선수들이 단체로 금연에 돌입했다. 김종규는 현주엽 감독의 엄격한 지도 아래서 제 2의 성장통을 맞는 중이다.

김종규는 그간 뛰어난 하드웨어에도 불구하고 BQ(농구 아이큐)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역시절 현 감독은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다. 골밑 힘겨루기에서도 당해 낼 자가 드물었다. 현 감독은 수비와 리바운드를 중점으로 김종규를 채찍질하고 있다.

김종규는 LG 전력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김종규의 활약 여부에 따라 LG의 경기력도 휘둘린다. LG는 시즌 막판 김종규와 김시래, 조성민과의 협력 플레이로 재미를 봤다. 현 감독의 지휘 아래 김종규가 성공적으로 성장한다면 LG의 창끝은 더욱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여기에 NBA 출신 포웰과 터브스도 현재까진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주축 선수들의 부상 경력은 우려스럽다. 김시래와 조성민, 김종규는 지난 시즌 크고 작은 부상으로 합을 제대로 맞춰본 일이 드물었다. 부상 관리에 실패한다면 LG가 이번 시즌 힘든 싸움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크다. 

LG는 또 타 팀에 비해 백업 자원이 부족하다. 최승욱과 정창영 등 식스맨들의 약진이 관건이다. 

▶ 이빨 빠진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의 돌파구는?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2위로 마무리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맞아 분패했지만 2015-2016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의 위용은 여전했다. 

하지만 다가올 시즌에는 이빨이 다 빠졌다. 비시즌 동안 출혈이 심했다. 팀의 주축 이승현과 장재석이 군에 입대했다. 여기에 구심점 김동욱 마저 삼성으로 이적했다. 가드가 부족한 상황인데 정재홍도 FA를 맞아 SK로 떠났다.

사실상 오리온스의 이번 시즌 목적은 ‘리빌딩’이었다. 

그런데 9월 마카오에서 열린 ‘슈퍼에잇’을 3위로 마무리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외국인 선수를 뽑는 데 일가견이 있는 추일승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다. 높이가 좋은 버논 맥클린과 KBL 경험이 풍부한 드워릭 스펜서가 슈퍼 에잇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스펜서는 NBA의 스테판 커리를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폭발적인 3점슛 성공률을 보였고 맥클린 역시 4강 결정전에서 대만 팀 포이안 아키랜을 맞아 22득점 9어시스트 6리바운드로 트리블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소득은 또 있었다. 그간 이승현과 장재석에 가렸던 최진수도 이 대회에서 맹활약했다. 슈퍼에잇 3-4위 결정전에서 17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오리온의 자존심을 살렸다. 데뷔시즌 14.4득점 4.8리바운드를 올리며 오세근, 김선형과 함께 ‘신인 빅3’를 형성한 최진수다. 정규시즌에도 이와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오리온에 있어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소 헐거운 가드진은 약점이지만 김강선 등의 분전이 있다면 리그 판도를 뒤흔들 ‘도깨비 팀’이 될 수 있다. 

▶ 숨 고르기 들어간 동부, 이상범 ‘리빌딩 마술’ 발휘될까 

지난 시즌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동부다. 하지만 주축 김주성의 노쇠화와 윤호영의 시즌 아웃으로 시즌 내내 고전했고 플레이오프에선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모비스에 내리 패했다. 

올해는 더욱 힘들다. 박지현이 은퇴했고 한정원의 재활, 허웅의 군 입대 등으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결국 동부는 김영만 감독을 내치고 '리빌딩의 마술사' 이상범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이 감독은 KGC 사령탑 시절이던 2009-2010시즌부터 리빌딩을 진행했다. 이후 이 감독은 오세근과 이정현, 박찬희를 신인드래프트 지명하며 팀을 만들어나갔고 결국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으로 리빌딩을 끝마쳤다. 현재의 KGC는 이상범 감독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동부의 현재 상황은 당시보다 열악하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는 지난해와 달리 즉시 전력감 선수가 적다. 확률도 적어 허훈과 양홍석, 유현준 등의 대어를 얻기도 힘들다. 향후 2~3년 뒤를 내다봐도 이렇다 할 신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동부의 리빌딩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상범 감독 역시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지만 제대로 해보겠다는 각오다. ‘동부산성’으로 대표되는 동부의 팀 컬러를 깨고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KGC 시절에도 김성철과 은희석 등 베테랑 선수들을 적절히 활용해 리빌딩 균형을 맞춘 그다. 이번에는 그가 어떤 마술을 부릴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사진=KBL 제공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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