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아나운서 > 다양한 부동산 정보가 함께 하는 시간이죠. 이연진 기자와 함께 하는 톡톡 부동산입니다. 오늘도 이연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연진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톡톡 부동산 이연진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연진 기자,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되어 있나요?
이연진 기자 > 내 집을 마련할 때 100% 원금을 가지고 집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죠. 많은 분들이 집을 사기 위해서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이용하는데요. 하지만 요즘, 이 대출을 받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합니다. 또 앞으로 정부가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하면 대출 받기가 훨씬 더 힘들어진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정부가 가계 빚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가장 먼저 옥죄기에 들어간 것이 바로 주택담보대출인데요. 주택을 담보로 해서 저렴한 이율로 대출을 해주는 이 주택담보대출이 얼마나 어려워졌는지, 또 앞으로 얼마나 더 어려워질지 살펴봅니다. 이연진 기자, 정부가 이미 주택담보대출 옥죄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죠?
이연진 기자 > 그렇습니다. 6·19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과 경기도, 부산 등 일부 지역에 주택담보인정비율 LTV와 총부채상환비율 DTI를 각각 60, 50%로 강화했고요. 8·2 부동산 대책의 경우, LTV와 DTI가 모두 40%로 강화되고,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1건 이상을 보유한 세대는 30%씩으로 더 하향하며, 가계대출을 더욱 조였습니다. 또 이달 말 내놓을 추가적인 가계부채 대책을 통해 총량규제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현재 우리나라 가계 부채 규모가 얼마나 되기에, 정부에서 이렇게 심한 규제를 하는 건가요?
이연진 기자 > 우리나라 가계부채 총액은 올해 6월 기준으로 1439조원입니다. 1439조원의 부채는 1857만 명이 나눠서 지고 있는 것으로, 통계청이 추계한 우리나라 인구는 5125만 명인 것을 보면 국민의 약 36%는 빚이 있다는 의미고요. 1인당 7747만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정부는 왜 가계부채의 주요인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지목하고 있는 건지도 궁금해요.
이연진 기자 > 그 1857만 명 가운데 자신의 집을 담보로 잡힌 대출자는 622만 명으로, 전체 대출자의 3분의 1에 해당되는데요. 이들의 부채 총액은 938조원입니다. 대부분 집을 살 때 낸 빚으로, 1인당 1억 5073만원이고요. 나머지 3분의 2는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대출자 1235만 명인데요. 이들의 부채 총액은 501조원, 1인당 4057만원입니다. 주택담보대출자는 그렇지 않은 대출자의 절반이지만, 1인당 부채는 4배에 가까운 게 현실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가계부채가 만만치 않은 건 사실이지만, 집값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빚 없이 집을 사는 것 역시 힘들어요. 결국 현실상,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않을 수가 없는 건데요. 이 가계부채가 그렇게 큰 문제가 되나요?
이연진 기자 > 가계부채는 절대 규모보다 소득 대비 부채의 비중이 중요합니다. 즉 소득이 부채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지속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가는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이라는 점이 문제인 거죠. 성장이 부진하면 부채가 증가하고, 다시 성장이 부진해지는 악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인지 정부가 계속해서 대출 규제책을 내놓고 있어요. 새 정부 들어 벌써 두 차례나 대출 규제가 강화됐는데요. 규제로 인한 효과는 보이고 있는 건가요?
이연진 기자 > 먼저 6.19대책을 보면요. 서울 전 지역을 포함한 일부 지역을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 LTV와 DTI를 70%, 60%에서 60%, 50%로 강화했는데요. 이 규제는 7월부터 적용했지만, 같은 달 은행 가계대출은 6조 7000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11월, 8조 8000억 원이 증가한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 대출이 줄기는커녕 더 늘었네요? 또 통상 7~8월이 여름철 주택거래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증가폭인 것 같은데요.
이연진 기자 > 네. 6.19 대책 발표 당시 금융당국은 조정대상 지역 대출자의 24.3% 가량은 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국내 전체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약 1~2%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초반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 두 달도 되지 않아, 두 번째 규제 정책을 발표한 거군요.
이연진 기자 > 네. 초강수를 둔 8.2대책이 발표됐지만, 8월 가계부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요. 서울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고, LTV와 DTI가 40%로 대폭 강화됐지만, 은행 가계대출은 6조 5000억 원이 증가해, 전달과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주택담보대출은요? 전체 대출한도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추가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좀 주춤했나요?
이연진 기자 > 네. 주택담보대출이 잠시 주춤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한쪽을 누르니 또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효과인데요. 7월에 1조 9000억 원 증가했던 신용대출이 8월 한 달 만에 3조 4000억 원이나 폭증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지는 못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전체 가계대출 규모는 줄지 않았고, 오히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자, 신용대출 등으로 옮겨 빚을 내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고요?
이연진 기자 > 8·2대책 시행 이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조 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신용대출 증가 폭은 전 달보다 3배 뛰었습니다.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 폭은 주택담보대출을 앞질렀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신용대출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군요.
이연진 기자 > 그렇습니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4배 이상 높은 저축은행 가계대출도 이미 20조 원을 돌파했고요. 그래서 대출 조이기만으로 오히려 대출의 질까지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돈을 빌리기 어렵게 만드는 대책만으로는 오히려 대출의 질까지 악화시킬 뿐, 가계부채 증가세를 떨어뜨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가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대출 규제를 예고하고 있어요. 지난 6.19대책과 8.2대책에 이어, 가계부채종합대책이 발표되는 건데요. 사실상 두 달에 한 번꼴로 대책이 나오고 있는 셈이죠. 이번 대책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될까요?
이연진 기자 > 가계부채종합대책은 투자목적의 수요 즉, 다주택자들에 대한 대출을 더 조이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습니다. DTI의 산식을 바꾼 신DTI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의 도입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DTI는 소득 대비 상환할 부채의 비중을 의미하는데, 기존 DTI는 갚아야 할 부채에 신규 주택 담보 대출만 원리금을 포함하고 기존 대출금 이자만 포함한 반면, 신DTI는 기존 대출금에도 원리금을 포함하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소득 산정 기준도 달라지는 거죠?
이연진 기자 > 네. 기존 DTI의 경우, 대출 직전 1년의 입증된 소득을 기준으로 한 반면, 신 DTI는 중장기 평균 연소득과 자산평가도 반영, 특히 소득 창출 능력이 높은 건축물의 경우 소득환산율을 높이고 성과급 같은 일시적 소득은 일정액을 감액해 적용합니다. 또 적용 지역도 기존 DTI의 경우수도권과 조정대상지역에 국한했지만, 신 DTI는 전국으로 확대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결국 신 DTI는 기존 DTI보다 소득심사를 더 세밀하게 하는 제도라고 볼 수 있는데요. 신 DTI가 도입되면, 다주택자들은 대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겠네요. 그럼 가계부채를 잡는 데는 효과가 있을까요?
이연진 기자 > 네. 신 DTI의 경우, 대출조건 강화를 통해 가계부채의 질과 양을 개선시키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가계의 대출 수요 자체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는데요. 가계는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금융기관이 아니라, 조건이 안 좋아도 다른 곳에서 돈을 빌릴 가능성과 더불어 소득 안정성에 대한 추정 문제가 존재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신DTI와 함께 DSR 도입도 가계부채종합대책 내용에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DSR이 도입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이연진 기자 > DSR은 모든 금융권 대출의 원리금을 모두 더해 매년 갚아야 할 빚의 정도를 평가하는 제도인데요. 주택담보대출 외에도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제도권 내 모든 빚이 총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금융권 대출 한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전 금융권의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반영하기 때문에, 기존 대출규제보다 강력한 규제가 될 수밖에 없는데요. 앞으로도 상황은 좋지 않아요. 대출 금리도 계속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이연진 기자 > 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미 혼합형 상품 금리는 연 5%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고,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어, 연말까지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은행 주택담보대출 역시 금리가 계속 오르게 될까요?
이연진 기자 > 네. 금융권에서는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오름세가 연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시행되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가산금리 상승으로 인해 전반적인 금리 수준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정부가 가계부채, 또 그 중 주택담보대출을 문제로 보고 대출 옥죄기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대출을 받을 길이 더 좁아지고 있는데요. 다주택자들의 투기 세력을 잡는 건 좋지만, 이러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 질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연진 기자 > 네. 실수요자들이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일단 지금은 집값을 잡는 것이 우선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실수요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수요자들을 위한 추가 보완책이 마련은 약속한 상태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조이면서, 금리가 높은 다른 대출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 결국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이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까 우려스러운데요. 추가적인 가계부채 대책에 이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포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톡톡 부동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