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8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서막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2일 인사 발표를 통해 권오현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직을 맡기는 등 14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윤부근‧신종균 사장 등은 핵심 사업 성장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팀백스터, 진교영, 강인엽, 정은승, 한종희, 노희찬, 황득규 부사장 등 7명은 사장직에 올랐다.
앞서 권 부회장은 지난달 13일 사내 게시물을 통해 부회장직 사퇴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권 부회장이 회장을 맡게 된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권 부회장이 회장에 오른 데는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총수가 부재한 삼성전자에서 대행으로서 실질적 업무를 맡았던 이가 권 부회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이번 년도 연간 투자 계획을 확정 짓지 못했다. 4분기에 접어든 뒤에야 시설 투자 계획이 발표됐다. 통상적으로 연간 투자 계획은 전년도 말이나 연초에 나온다.
이번 인사 단행에는 경영 공백의 장기화를 내버려 둘 수 없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의 안전한 ‘세대교체’는 위촉업무 변경자 발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인사에 따르면 정현호 전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사장)은 삼성전자 내에 신설될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의 장을 맡았다. 해당 부서는 미전실 해체로 계열사 간 업무조정 및 시너지 효과 창출이 어렵다는 의견에 따라 만들어지게 됐다.
정 사장은 이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의 복귀가 안전을 추구한 인사 단행을 뒷받침하는 이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 사장이 맡게 될 업무와 관련해 “전자와 전자계열사의 코디네이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